[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연 비결
마침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섰다.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만1243달러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에서 선진국 문턱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그중 ‘수출’을 빼놓을 수 없다.

1960년대 개발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학자 라울 프레비시와 한스 싱어는 개발도상국은 수출을 통한 대외지향적 발전 전략보다 국내 수요를 우선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도국은 수입품을 대체할 산업을 먼저 육성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의 주장에 주목한 중남미 일부 국가와 인도, 파키스탄 등은 수입대체산업 육성 전략을 택했다. 그런데 수입대체산업 육성 전략을 택한 국가들의 성과가 미미하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대부분 아프리카 지역 국가는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신생 독립국으로 비슷한 시기와 상황 속에서 출범했다. 따라서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정책은 그 성과를 판단하는 시금석 역할을 할 때가 많다. 수출지향 정책과 수입대체 정책의 효과 역시 아프리카 국가들을 비교하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박정호의 생활 속 경제이야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 연 비결
가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할 당시만 하더라도 대표적인 코코아 수출국이었다. 가나 국내총생산(GDP)의 20%는 코코아 수출을 통해 얻은 금액이었다. 가나는 경제적 자립을 위해 수입대체 전략을 택했다. 이후 코코아 생산에 투여할 자본을 다른 산업에 분산해 투자했고, 이로 인해 코코아 수출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가나의 1인당 GDP는 1957년 1500달러에서 1983년 310달러로 오히려 하락했다.

비슷한 시기에 독립해 비슷한 자원을 갖고 출범한 코트디부아르는 대표 수출 품목인 커피, 코코아, 목재 등의 수출을 촉진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1957년부터 1983년까지 연평균 5~7% 성장을 지속했다. 1인당 GDP 역시 2배 이상 상승했다.

한국 역시 수출지향적인 대외경제 모델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경제개발 초기 내수시장 규모가 크지 않았던 시절에는 협소한 국내 시장보다 방대한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더욱 유리했다. 해외시장까지 고려해 생산하면 규모의 경제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또 수출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 노출된다. 국내 기업은 자연히 경쟁력 수준을 글로벌 상황에 기반해 파악했고,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