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의료기기 등 헬스케어 관련주에 투자하는 헬스케어 펀드 가입자가 되풀이되는 불확실성에 떨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유지를 결정하면서 한시름 놓나 했지만 곧바로 대형 악재가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셀트리온헬스케어 회계감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11일 알려지며 투자자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악재와 호재 사이…널뛰는 헬스케어 펀드
11월 ‘반짝’했다가 다시 부진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헬스케어 테마펀드 22개는 최근 석 달간(지난 10일 기준) 10.27% 손실을 봤다.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인 대형 헬스케어 펀드의 손실이 특히 컸다. 이 기간 ‘DB바이오헬스케어펀드’(1090억원)는 14.11%(A클래스 기준),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펀드’(1053억원)는 14.58% 손실을 입었다.

경기 둔화와 금리 인상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회계감리 결과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헬스케어 관련주가 지난 10월 큰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10월 한 달간 헬스케어 펀드 22개는 평균 17.78% 손실을 냈다.

11월 성적은 괜찮았다. 한 달간 평균 6.71% 수익을 올렸다.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 수출과 판매 허가 획득, 정부의 산업 육성 의지 등 잇단 호재 덕분이다. 미국 제약사 얀센바이오텍과 1조4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유한양행은 지난달 35.8% 급등했다. 대웅제약도 미국 진출 기대에 34.4% 올랐다. 금융당국이 4월부터 연구개발(R&D) 비용 관련 감리를 벌인 제약·바이오 기업 10곳에 내릴 징계가 경고 등 가벼운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것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바이오 종목 간 주가 차별화될 듯

지난달 28일 금융당국이 감리한 10개 업체에 경징계를 내린 것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회계 처리 이슈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회계처리 기준 위반 정황을 포착하고 감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는 다시 얼어붙고 있다. 이달 들어 평균 1.53% 손실을 보고 있는 헬스케어펀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기초체력이 탄탄하고 가시적 실적을 내고 있는 업체 상당수의 주가가 이제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했는데 또 다른 불확실성이 불거졌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개별 종목 장세를 전망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까지 헬스케어 업종은 한 종목에 호재가 발생하면 비슷한 종목이 다같이 오르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앞으로는 호재를 가진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각기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들은 개별 종목을 둘러싼 이슈를 더 깊이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종목을 주축으로 글로벌 헬스케어주를 담는 해외 헬스케어 펀드는 국내 헬스케어 펀드에 비해 성과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진 연구원은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가 많이 담고 있는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 미국 전통 제약주는 세계 시장에 뿌리내린 기업인 만큼 단기간 고속 성장하진 않아도 소폭씩 꾸준히 오른다”며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선거에서 가장 부각된 공약이 헬스케어 관련 정책”이라며 “관련 정책이 본격 추진되면 헬스케어주가 미국 시장의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