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지속가능한 실전적 창업교육
대기업을 비롯해 청년들이 취업하기 원하는 글로벌 기업의 일자리가 예전처럼 많이 창출되기 어려운 시대다. 주요 선진국은 일자리 창출을 기존 기업 성장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대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창업 육성 정책을 시행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창업의 실패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실전적 창업교육이 필수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학에서 창업 관련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창업교육 및 창업동아리를 통해 기업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창업가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실전적인 창업 교육을 받고 취업해 경험을 쌓은 뒤 창업한다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은 창업가들이 세계적인 기업을 탄생시키는 사례가 많다. 미국이 창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창업 생태계가 잘 작동되기 때문이다. 건강한 창업 생태계의 기저에는 실전적 창업교육이 받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다양한 창업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스탠퍼드대는 창업대학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이곳에서 시작된 창업 기업들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2015년 기준 공대, 경영대, 법대, 의대, 인문과학대 등 다양한 학과에서 총 165개 창업 과목을 열었다. 또 실리콘밸리 동문 기업의 유명 인사를 투입한 실무 중심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남동부 조지아공대에서 2014년에 시작한 창업 프로그램인 ‘CREATE-X’는 시사점이 많다. 정부 지원 없이 교수진이 주도하고 동문이 운영기금을 지원한다. ‘창업 교육(Learn)’ ‘시제품 제작(Make)’ ‘창업(Launch)’의 3단계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2014년 8개 기업이 탄생한 뒤 지난해까지 총 72개 기업이 세워졌다. 이 중에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곳은 55개로 양호한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2021년까지 270개의 새로운 기업이 문을 여는 걸 목표로 잡고 있다. 참여 학생 수도 2014년 59명에서 지난해 1132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교수와 동문이 함께 창업 문화의 촉발자가 되고,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 단기간에 지속 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한 덕분이다.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창업 교육은 질적인 측면에서 미진한 부분이 많다. 국내에서는 창업가 및 창업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해 이론 위주 창업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정부 사업이 대학 창업 환경 조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 지원이 끝난 뒤에도 창업 교육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학들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진정성 있고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 등 사회에 힘이 되는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