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일자리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실업률이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구인난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을 정도다. 실업자가 6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고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한국과 딴판이다(한경 8월2일자 A1, 3면 참조).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의 6월 실업률은 4.0%로 2000년 4월(3.8%) 후 최저 수준이다. 일본 6월 실업률은 2.4%로, 1992년 7월(2.1%) 후 가장 낮다. 유럽연합(EU) 6월 전체 실업률도 6.9%로 2008년 5월(6.8%) 후 최저치다. 일본과 독일은 구인난이 심화되자 취업이민 문호를 넓히는 대책까지 내놨다.

‘일자리 풍년’은 임금 인상과 정규직 채용 등으로 이어져 고용의 질(質)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내고 있다. 미국의 2분기 근로자 임금 상승률은 2.8%로, 2008년 3분기(3.1%) 후 오름폭이 가장 컸다. 월마트가 신규 채용 근로자 시급(時給)을 22% 올리는 등 자발적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기업도 꼬리를 물고 있다. 미국의 지난 5월 정규직 고용이 90만 명 늘어난 반면 파트타임 고용은 63만 명 줄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1분기 근로자 1인당 임금도 1.9% 상승했다.

주요 선진국들과 한국의 일자리 명암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책 차이가 적지 않았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미국 일본 등은 기업이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려나가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른바 ‘기업주도 성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인하하는 등 친(親)기업 정책을 꾸준히 펴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수도권 규제 완화, 경제특구 지정,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경제 활력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업을 돕는 정책은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검증 안 된 ‘소득주도 성장론’을 들고나와 최저임금 급속 인상, 획일적인 근로시간 단축, 무리한 비정규직 해소방안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다행히 최근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책 방향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인도 방문에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여당은 규제 개혁을 통한 ‘혁신성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늦었지만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다. 기업이 마음껏 경영활동을 할 수 있어야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도 창출된다는 것은 경제학 상식이 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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