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클라우드가 산업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무서운 성장세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51억달러(약 5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3억5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에 달했다. 아마존이 AWS 덕분에 적자를 면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모기업의 ‘현금 기계’로 성장했다.

아마존만이 아니다. 쇠락의 길을 걷는 듯하던 마이크로소프트(MS)를 화려하게 부활시킨 것도 클라우드다. ‘모바일 퍼스트’와 함께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이 적중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8% 급증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인프라·플랫폼·소프트웨어(SW) 등을 임대하는 클라우드 수요는 급성장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한국 기업은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뒤늦게 ‘클라우드 컴퓨팅법’을 제정하는 등 육성에 나섰지만 별 효과가 없다.

그 이유는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스코어카드’ 등 국가 간 비교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은 클라우드 관련 규제 환경에서부터 뒤처져 있다. 낮은 공공 데이터 개방도, 글로벌 표준과는 거리가 먼 국가정보원 기준 등 갈라파고스적 규제가 그렇다. 이런 환경에서는 정부가 ‘클라우드 퍼스트’를 외치는 미국 등의 상대가 될 수 없다.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 이대로 가면 한국에서 클라우드는 물론 이를 떠받치는 SW 등 관련 산업의 미래가 있을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