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가 주춤하고 있다.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국제 결제시장에서 사용된 위안화 비중은 1.61%에 그쳤다. 2015년(2.31%)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위안화 위상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이 위안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확고히 하려면, 정부 간섭 최소화 등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외환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안화 국제화는 통화·외환 정책에 국한되는 것만은 아니다. 많은 국가들이 위안화를 적극적으로 주요 통화로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중국이 선린우호, 인권, 법치주의 등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를 세계 각국과 공유하고 강대국에 걸맞게 이런 가치들을 확산시켜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중국의 행보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중화민족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앞세워 주변국에 자국 이익을 강요하고 있다. 롯데마트 영업정지,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등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들이 대표적이다. 영토 분쟁 등을 이유로 일본과 베트남 등에 행했던 희토류 수출금지와 무역 제재 등도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었다.

중국의 인권 인식도 우려스럽다. 우리 정부와 국제 사회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을 사지(死地)인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다. 국제기구와 대다수 국가들은 압제와 굶주림 때문에 탈북한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것이 인도주의와 문명국이 마땅히 취해야 할 모습이다.

중국은 ‘친선혜용(親善惠容: 친밀·선린·혜택·포용)’을 외교 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패권주의를 앞세워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조차 존중하지 않으면서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보다도 세계 각국으로부터 정상국가로 신뢰받는 게 더 급선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