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핀테크 해외진출, 현지화가 관건이다
최근 국내 많은 기업이 핀테크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들도 전통적인 사업 방식을 넘어 다양하고 창의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 핀테크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는 사례도 종종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핀테크 기업인 트루밸런스는 인도 시장에서 데이터 사용량 등 모바일 요금 정보를 표시해주는 앱(응용프로그램)인 밸런스히어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크라우드펀딩 기업 메이크스타는 한류 열풍에 힘입어 동남아 시장과 남미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 밖에도 블록체인을 활용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센트비, 특수 도장을 스마트폰 앱에 날인해 역구매 결제를 제공하는 원투씨엠 등은 각각 동남아 시장과 중국, 대만 현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이 해외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에 맞는 전략을 가지고 해외진출을 추진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어느 나라나 시장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규범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또 해외의 경우 사업자나 고객의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국내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내에선 모바일과 정보기술(IT) 서비스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매우 높아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가 발전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국내처럼 진행했을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적절한 수준의 현지화가 필요하다. 핀테크 기업은 주로 ‘B2B2C 방식’(기업 간, 기업·개인 간 거래를 결합한 형태)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기 때문에 기술이나 서비스 지원은 현지 사정에 맞게 해야 한다. 핵심 연구개발(R&D)과 영업 조직은 본사에서 지원하되 현장에서는 현지 법인이나 파트너 기업이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둘째, 해외 시장은 나라마다 독특한 사업 구조가 있으며, 몇몇 국가는 시장특성을 한데 묶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싱가포르와 태국의 제도와 사례를 상당 부분 벤치마킹하고 있으며, 일본 시장은 초기 사업의 진입이 매우 어렵고 까다롭지만 신뢰가 형성되면 사업 확대와 파트너십이 강화되는 구조를 보인다.

각국의 사업 환경 특성을 잘 파악하는 동시에 국가 간 벤치마킹하거나 선도하는 나라의 비즈니스를 통해 다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셋째, 현지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를 완료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 현지 사업자들은 새로운 기술 체제를 가지고 온 해외 기업을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사업에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돌아갈지 모른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철저히 준비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치밀한 사전 조사와 현지 시장에 맞는 준비를 통해 해외로 나간다면 한국도 미국, 중국에 못지않은 핀테크 강국으로 거듭날 것이다. 국내의 많은 핀테크 기업들이 ‘핀테크 한류’ 열풍을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신성원 < 원투씨엠재팬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