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추운 날씨에 웬 식중독?
강원도의 한 스키리조트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은 사람 중 60여 명에게서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역학조사 결과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한여름도 아닌 겨울철에 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노로바이러스는 위장에 염증을 일으켜 식중독을 유발하는 바이러스인데, 다른 식중독 유발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달리 낮은 기온에서도 생존하고 증식한다. 이 때문에 주의를 소홀히 하기 쉬운 겨울철에 발생하는 식중독의 주원인이 된다.

노로바이러스는 오염된 채소 과일 굴 등 음식이나 물로 전염될 때가 많지만 환자의 분비물이나 구토물에 오염된 문고리 책상 식탁 등을 만진 손으로 눈 코 입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식당 학교 요양원 등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의 발생 위험이 높다. 더욱이 환자에게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도 전염력이 있어 전파 차단이 쉽지 않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1~2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과 함께 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대부분 증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구토와 설사가 심하면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추운 날씨에 웬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대변검사로 바이러스를 확인함으로써 확진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만으로도 추정 진단이 가능하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및 예방접종은 존재하지 않지만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회복된다. 하지만 증상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구토와 설사가 심하면 병의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과일과 채소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먹도록 하고 어패류 등 음식은 익혀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환자가 발생하면 구토물을 잘 폐기하고 문고리 탁자 식탁 등 손이 닿을 만한 곳은 가정용 청소소독제로 잘 닦아 전염을 차단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사람은 회복 후에도 3일간은 요리하거나 음식을 준비하지 말아야 한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식중독에 대한 경계심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집단 발병의 위험이 있는 질환이지만 음식 조리와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강재헌 < 인제대의대·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