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여행자 통관 혁신
5월 연휴가 다가왔다. 부처님오신날과 어린이날, 주말 등 징검다리 휴일로 직장인은 ‘황금연휴’를 즐기게 된다. 가정의 달인 만큼 모처럼 가족과 시간을 보낼 좋은 기회다.

연휴가 길어질수록 바빠지는 곳이 공항 세관이다. 매년 여름휴가나 명절연휴가 지나고 나면 여행자 통관을 담당하는 세관 직원은 파김치가 되곤 한다. 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세금을 놓고 불만을 터뜨리는 여행객을 상대하는 일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연휴 때면 세관에서는 해외여행객에게 휴대품 자진신고를 당부한다. 2014년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가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오르면서 면세범위 초과 물품을 성실하게 신고한 여행자에게 세금 30%(15만원 한도)를 감면해준다. 신고하지 않고 적발되면 물품 압수뿐 아니라 관세사범으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점을 여행객에게 미리 알리고 주의를 당부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음달 연휴 기간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 한다. 포화 상태에 이른 인천공항에서 세관 업무 탓에 입출국에 불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불편은 곧 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말 인천공항에 제2여객터미널이 문을 연다. 여행객 연 7200만명의 입출국을 처리할 수 있다. 명실상부 세계 허브공항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세관에서도 여기에 맞춰 여행자 통관체제 혁신을 위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세계공항협회(ACI) 세관 만족도 평가에서 11년 연속 1위를 차지만 만큼 한층 더 개선된 여행자 통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연말 도입을 목표로 모바일 휴대품전자신고제를 추진한다. 미국에 이어 두 번째다. 내국인은 모바일 앱으로 휴대품을 신고하면 도착 후 바로 공항을 통과할 수 있다. 통관정보 알리미 앱과 세금납부 안내 해피콜 등 여행자 맞춤형 서비스도 확대한다.

외국인으로 구성된 통관도우미(그린캡) 서비스도 늘린다. 면세품 인도체계도 개편해 신속·편리한 쇼핑과 입출국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과거 적발정보와 승객 예약정보, 테러 관련 정보 등 빅데이터로 우범 여행자를 집중 선별해 관리하는 빈틈없는 관세국경 관리는 기본이다.

이번 연휴에도 관세청은 휴대품 면세범위 초과 물품을 집중 단속한다. 휴대품 검사 비율을 평소보다 30%가량 높인다. 면세한도 준수나 휴대품 자진신고 등 여행객의 성숙한 의식도 함께 요구되는 시점이다.

천홍욱 < 관세청장 chunhu@customs.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