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푸드 테크가 외식문화 바꾼다
2014년 피자헛 미국 본사에서는 인터랙티브 터치스크린 테이블을 이용해 피자를 주문하는 한 커플의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고객은 피자의 도우, 토핑 등을 결정해 주문하고,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통해 모바일로 결제했다. 또 피자를 기다리는 동안 스마트폰과 연계해 게임을 즐겼으며, 테이블 한 쪽에는 피자가 나오는 시간을 추정해 표시했다. 당시 영상 속 테이블은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언론은 물론 고객의 문의가 빗발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

불과 2년이 지난 지금은 앞서 공개한 피자헛의 인터랙티브 기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바일에 기반한 정보기술(IT)이 주목받고 있다. 전혀 접점이 없을 것 같았던 외식업계와 IT가 만나 푸드테크(food tech)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결합을 뜻하는 푸드테크는 모바일을 이용해 주문, 결제, 배달, 예약 등의 서비스를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위치 서비스에 기반을 둔 배달 서비스, 빅데이터를 분석해 맛집을 추천하거나 레시피에 따라 식재료를 배송해주는 등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되고 있다. 푸드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는 IT를 통한 시스템 개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출 증대의 디딤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푸드테크 성장을 견인한 배달 앱을 운영 중인 우아한형제들은 매출이 2014년 290억원에서 지난해 493억원으로 70% 이상 증가했으며, 스타벅스는 매장 반경 2㎞ 내에서 휴대폰을 통해 간단하게 메뉴를 주문하는 ‘사이렌 오더’를 도입해 이용횟수 900만건을 돌파했다. 한국 피자헛은 내년에 주문 전용 앱에 위치 서비스에 기반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원하는 음식이 눈앞에 펼쳐지게 하는 등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줌으로써 효용 가치를 얻는다.

외식문화가 푸드테크로 인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외식기업에서는 푸드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소비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서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스티븐 리 < 한국피자헛 대표 phkceo@yu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