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와 주목을 받는다. 어제 한국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임금방정식 추정을 통한 임금격차 분석’에 따르면 단순히 월 급여를 비교할 때 비정규직(월 157만원)이 정규직(319만원)의 49.2%에 그치지만 임금에 영향을 미치는 직무, 업종, 성별, 학력 등이 같을 경우 임금격차는 13%로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는 일, 근로시간, 교육수준 등을 모두 반영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OECD 최고라는 남녀 임금격차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남성보다 40% 낮다지만 다른 변수가 동일할 경우 그 격차는 22%로 좁혀진다. 학력에서도 통계상 고졸 이하 평균 임금은 대졸 이상의 57%지만 동일 조건 하에선 75%로 올라간다. 예컨대 하루 8시간 일하는 단순사무직 고졸 여성 비정규직과 초과근무를 하는 관리직 대졸 남성 정규직의 월 급여를 단순 비교할 순 없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여러 요인에 의한 임금 차이는 어느 나라나 존재한다. 이런 ‘차이’가 ‘차별’로 둔갑해 박탈감과 사회적 갈등을 조장한다. 도덕적 주장일수록 과장된다. 임금 차이와 임금 차별은 엄연히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