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6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경기 강원 충북 등지에선 전년의 3분의 1에 불과한 곳도 속출한다. 곡창지대인 여주는 지난달 강수량이 전년의 25.9%라는 실정이다. 설악산 계곡에조차 물이 말랐다. 하지만 딱히 비명소리는 없다. 흉년에 대한 우려도 없다. 가뭄에 무방비인 북한과 대조를 이룬다.

아무도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 가뭄과 홍수의 걱정을 덜게 된 것은 무엇보다 4대강 덕분이다.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건설한 16개 보(洑)의 저수량은 6억2000만t에 달한다. 한 달간 큰비가 오지 않아도 충분한 농업용수가 공급될 수 있다. 4대강 사업이 정치문제로 변질되면서 집요한 비판만 울려퍼질 뿐이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그렇게 요란했던 4대강 문제다. 최근에도 일부 환경단체들은 큰빗이끼벌레가 확산되고 있다고 떠들고 있지만 소위 진보 언론에서조차 웃기는 주장이라는 판정을 받고 있다.

22조원을 투입한 4대강 사업의 장단기 효과를 서둘러 예단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를 걷어내고 사실만으로 평가하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 4대강 사업은 노무현 정부에서조차 강조했던 사업이다. 가뭄과 홍수에 대비책을 세우는 것은 문명국가의 당연한 과업이다. 오로지 자연상태만을 주장하면서 공업과 농업 식수를 실개천에 맡겨놓을 수는 없다. 4대강 사업의 효과는 충분한 장기 데이터가 축적돼 있지는 않지만 지난 수년간 심각한 홍수나 가뭄의 피해가 사라진 것만으로도 그 가치는 충분히 인정된다.

4대강 사업은 오히려 앞으로 본격적으로 펼쳐가야 한다. 좌익 환경단체들은 4대강 사업의 파탄과 실패만을 저주하고 있는 꼴이지만 국가의 사업이 그런 반사회적 주장의 볼모가 될 수는 없다. 22개 보를 활용하는 환경기술과 수처리기술, IT기술, 수송기술 외에도 주변 도시민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휴양 공간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다. 가뭄을 견뎌낸 4대강에 주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