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9% 증가한 323억9100만달러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상반기 전체 수출 또한 당초 예상과 달리 작년의 13.8% 수준을 웃도는 14.7%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증가세에 거침이 없는 양상이다.

그러나 과연 이 기조(基調)가 하반기에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수출의 채산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등을 생각하면 걱정되는 점들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환율이 큰 변수다.

현재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시장 확대 등으로 환율하락 요인이 상쇄되는 듯 보이지만 원·달러, 원·엔 환율이 계속 하락하면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수출업체들이 이를 수출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면 지금과 같은 수출 증가세를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원·엔 환율 하락의 여파가 심상치 않다.

해외에서 일본 업체들과 경쟁하는 기업들도 그렇지만 당장 대일 수출기업들이 문제다.

100엔=850원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대일 수출기업들 입장에서 '100엔당 750원대' 환율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다.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인한 악영향은 이미 상반기 대일 수출증가율이 0.8%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앞으로 원·엔 환율이 지금같은 흐름을 더 지속할 경우 대일 수출은 2002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급증하고 있어 대일 무역역조는 사상 최고치에 달할 것이 분명하다.

급증하는 수출 증가세에 가려진 이런 불안요인들을 생각하면 하반기 수출을 낙관하기 어렵다.

여기에다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하반기 경기회복 기대에 그만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내수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바에 따르면 7월 업황 전망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올들어 처음 내림세로 돌아섰다.

또한 산업은행 조사에 의하면 올해 제조업 설비투자는 작년에 비해 0.8%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수출과 내수가 우리 경제를 쌍끌이 해 나가면서 '상저하고(上低下高)'의 경기패턴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말 세심한 경제운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