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중국 유명 기업인들이 참가하는 '잔치'가 벌어졌다. '2003 존경받는 기업 선정 대회'가 그 것.중국인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기업 20개를 뽑아 시상하는 자리였다. TV 중계된 이날 행사는 아카데미영화제를 방불케 했다.여론조사에서 뽑힌 기업이 발표되면, 해당 기업 CEO가 트로피를 받고 감사의 말을 하는 형식이다. 관계 학계 언론계 등 저명인사의 축하메시지도 이어졌다. 수상식 뒤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 경영혁신' '다국적 기업의 중국 현지화' 등을 주제로 참가 CEO간 즉석 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가전업체 하이얼(海爾), IT전문업체 롄샹(聯想),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의 에어컨 전문업체 위안다(遠大), 그리고 IBM HP 코닥 에릭슨 등등.수상업체들엔 '중국을 움직이는 마차''중국의 미래'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중국 TV에는 기업인들을 위한 잔치가 풍성하다.유명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기업가-소비자 릴레이 게임'이 열리는가 하면, 기업인의 성공 스토리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영된다. 매년 말 '올해의 기업인 베스트10'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기업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중국인 특유의 '돈 감각'과 맞물려 기업인은 언제나 선망의 대상이다. 전반적으로 중국 기업인들의 부(富)가 인정받고, 그들의 사회적 역할이 존중받는다. 중국 전역에 하루 사영기업 수 백개가 탄생하고 있는 데에는 이 같은 기업관이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언론이 기업을 영웅으로 떠 받들고 있을 때 우리 언론에는 '한국의 반(反)기업 정서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러기에 '중국은 자본주의 사람들이 만든 사회주의 국가, 한국은 사회주의 국민들이 만든 자본주의 국가'라는 말이설득력을 얻는지도 모른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