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젖이 아기에게 좋다는 데 대해선 이론(異論)이 없다. 예부터 모유를 먹은 아이들은 잔병 치레가 적다고 했고 이를 입증한 연구 또한 많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엄마젖으로 자란 아기는 중이염 알레르기질환 뇌막염 등에 걸릴 위험이 낮다고 밝혔고,호주 아동보건연구소는 생후 4개월 전에 모유를 끊으면 천식에 걸리기 쉽다고 발표했다. IQ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켄터키대의 조사 결과 DHA와 아라키돈산(AA) 등 특정성분에 의해 3.2점,엄마의 사랑에 의해 2.1점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덴마크에서도 출생후 7∼9개월 동안 모유를 먹은 아기들의 IQ가 그렇지 못한 아기보다 평균 6점이나 높았다는 보고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따라서 생후 4∼6개월은 모유를 먹이도록 권고하고, 미 소아과학회(AAP)에선 아예 첫돌 때까지 젖을 떼지 말라는 수유지침을 내놨다. '모유의 수백가지 성분은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주장이다. AAP측은 모유 수유가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 가능성도 낮춘다고 강조했다. 제11회 세계 모유수유주간(8월 1∼7일)을 맞아 KBS가 예비 부모를 초청해 열린음악회를 열고,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가 '신의 선물,엄마젖' 상영을 포함한 '새내기부모 문화축제'를 마련하는 등 모유 수유의 중요성을 알리는 각종 행사가 펼쳐진다는 소식이다. 국내의 모유 수유율이 유럽(75%)이나 미국(52%)보다 훨씬 낮은 16%에 불과한 것은 무엇보다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증한 데 비해 수유 환경은 개선되지 않는데 기인한다. 산전후휴가가 60일에서 90일로 늘어나고 유급 육아휴직제도도 생겼다지만 실제론 눈치가 보여 사용하지 못하는 수가 많은 만큼 젖 먹이기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제왕절개 수술이 많은 것과 분유회사들의 무차별 판촉공세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모유 수유엔 흔히 엄마의 의지가 중요하다지만 가족과 사회의 도움 역시 절대적이다. 많은 엄마들이 아기에게 마음 놓고 젖을 먹일 수 있는 풍토가 하루 속히 조성되기를 빌어본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