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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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당분간 국세 수입 부족 현상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았다.

추 부총리는 30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법인세, 자산과 관련된 양도소득세가 당초 예상보다 두드러지게 덜 걷혔다”며 “앞으로 일정 기간 내 세수 상황은 지금보다 조금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실적과 부동산·주식시장 회복이 기대에 못 미쳐 ‘세수 펑크’가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선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하며 “세계잉여금과 기금 여유 재원 등을 활용해 (세수 부족에) 대응할 여러 방안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빚을 더 내지 않고 국회를 통과한 예산을 원활히 집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오는 8월이나 늦어도 9월 초에는 공식적인 세수 재추계 결과를 국민께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 2023년 5월 30일자 한국경제신문 기사 -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걸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추가경정예산은 원래 정했던 예산에 더해 추가로 편성하는 예산입니다. 짧게 줄여 추경예산, 추경이라고도 부릅니다.

우리가 매년 새해가 되면 계획을 세우듯, 정부도 한 해 동안 살림을 어떻게 꾸릴지를 계획합니다. 세금으로는 얼마나 들어올지, 이걸 어디에 쓸지를 계획하는 예산을 짜는 겁니다. 그런데 예상보다 세금이 잘 걷히지 않거나, 돈을 써야 할 곳이 생기면 원래 계획을 변경해야겠죠. 그럴 때 편성하는 게 추가경정예산입니다.

나랏돈을 어디에 쓸지는 정부가 혼자 정하지 않습니다. 국회가 동의해야 합니다. 한 해 동안의 예산안을 정할 때도 그렇지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는 국회의 태도가 주목을 받곤 합니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거의 매년 편성합니다. 예상과 달리 돈 쓸 곳이 항상 생긴다는 얘깁니다.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돈을 풀어야 하거나, 자연재해로 복구 비용이 필요할 때처럼 정부가 돈을 써야 할 일이 있을 때 추경을 편성합니다.

코로나로 경기가 위축되고 이 때문에 정부가 각종 지원금을 뿌렸던 2020년에는 추가경정예산을 4번이나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추가경정예산을 이렇게 많이 편성한 건 이례적입니다. 당시 추가경정예산을 4번이나 편성한 건 1961년 이후 59년 만에 처음이었을 정도입니다. 추가경정예산을 많이 편성한다는 건 애초에 계획이나 예상이 크게 잘못됐다는 의미기 때문입니다.

요즘 정부가 추경예산을 편성할지가 관심인 이유는 세금이 잘 걷히지 않고 있어섭니다. 세금이 잘 걷히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 중에 ‘세입 진도율’이라는 게 있습니다. 한 해 동안 걷을 것으로 예상한 세금이 100인데, 3월 말에 보니 30정도 걷혔다면 세입 진도율은 30%입니다. 3월 말 기준으로 세입 진도율은 23%에 불과합니다. 지난해에는 28%였는데 줄었습니다. 지난해에 비해 세금이 걷히는 속도가 느리다는 겁니다. 남은 기간 동안 지난해와 똑같이 세금이 걷힌다고 가정해도 써야 할 돈에 비해 들어오는 돈이 30조원 가까이 모자랍니다.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히는 건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처럼 미래 먹거리가 될 산업에 정부가 세금을 많이 깎아주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예상보다 나빠서 이와 관련한 세금이 덜 걷힌 영향도 큽니다.

이렇게 쓸 돈이 부족할 때 정부는 보통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곤 했습니다. 추가로 돈을 써야 한다면 이 돈을 어디선가 빌려오기도 해야겠죠. 그래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때는 국채를 발행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나랏빚을 내는 거죠. 하지만 지금 정부의 기조는 빚을 줄여서 재정을 튼튼하게 하자는 쪽입니다. 그래서 경제부총리가 세금이 부족하더라도 추경예산을 편성해서 나랏빚을 늘리지는 않겠다고 말한 게 앞서 인용한 기사의 핵심입니다.

[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돈 쓸 곳 더 생기고 세수 줄었을 때 늘리는 예산
돈 쓸 곳은 예정되어있는데, 세금은 덜 걷히고, 빚도 내지 않겠다니 정부는 어떻게 하겠다는 걸까요? 일단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불용액’을 모아서 쓰겠다는 겁니다. 불용액은 돈을 쓸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편성해놨는데 알고 보니 돈을 안 써도 되는 상황이어서 남은 돈을 말합니다. 예산안을 바꾸는 게 아니라서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추가경정예산과 가장 다른 점입니다.

나수지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추가경정예산이란 무엇인가요?

2. 어떤 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나요?

3. 요즘 뉴스에 추가경정예산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