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는 추상적인 성질이나 가치에 대한 차이를 나타내는 척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 이럴 경우 떨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기능은 유지되지만, 기준이나 관점에 따라 거리를 계산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중략)

2비트의 데이터 00이나 11이 어떤 상태를 나타내는 부호라면 거리는 두 부호가 구별되는 정도라 할 수 있다. 해밍 거리는 부호의 관점에서 부호들 간의 거리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해밍 거리는 길이가 같은 두 부호를 비교하였을 때 두 부호의 같은 자리에 있는 서로 다른 문자의 개수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세 개의 부호 00, 01, 11이 있다면 00과 01의 해밍 거리는 1이고, 00과 11의 해밍 거리는 2이다. 이때 부호들 간의 최소 해밍 거리는 1이고, 최대 해밍 거리는 2이다.

부호들 간의 최소 해밍 거리를 충분히 멀게 한다면 통신이나 저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검출하여 수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송하려는 1비트의 원시 부호 0과 1이 있고 부호 단위로 송수신한다고 가정해 보자. 송신자가 1을 보낸다면 수신자는 0이나 1 중 하나를 받게 될 것이고, 송신자가 어떤 데이터를 보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오류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이 경우 부호들 간의 최소 해밍 거리는 1이다. 0이나 1을 송수신하는 대신 원시 부호(x) 뒤에 확인 부호(p)를 덧붙여 xp에 해당하는 2비트 단위의 전송 부호를 만들어 보자. 전송 부호는 고정된 원시 부호에 확인 부호를 덧붙이고, 확인 부호는 원시 부호에 대한 1의 개수가 짝수가 되도록 만든다는 규칙을 정한다면 전송 부호는 00과 11이 된다. 만일 수신자가 01이나 10 중 하나를 받은 경우 전송 부호에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서 오류가 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류를 수정할 수는 없다.

- 2022학년도 10월 교육청 전국연합학력평가 -

거리… 척도… 두 부호가 구별되는 정도… 해밍 거리

개념들의 상하 관계를 파악하는 것도 국어 능력이라고 했다. 글을 읽을 때 개념의 정의를 정확히 아는 것보다 개념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규칙은 판정도를 그려가며 명료하게 이해해야
지문에서 ‘거리는 추상적인 성질이나 가치에 대한 차이를 나타내는 척도’라는 정의 문장이 보인다. 이를 통해 ‘거리’는 ‘척도’의 하위, 척도는 거리의 상위임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문에서 ‘2비트의 데이터 … 부호라면 거리는 두 부호가 구별되는 정도’라고 했다. 이를 이해하면 ‘2비트의 데이터 … 두 부호가 구별되는 정도’는 거리의 하위, 거리는 이것의 상위가 된다. 또한 ‘해밍 거리는 부호의 관점에서 부호들 간의 거리를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설명을 통해 ‘해밍 거리’는 ‘부호들 간의 거리’의 하위, 부호들 간의 거리는 해밍 거리의 상위임을 알 수 있다. 이들의 관계를 옆의 벤다이어그램으로 나타낼 수 있다.

오류를 검출하여 수정할 수 있다. … 오류가 있는지 알 수 없다. …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 오류를 수정할 수는 없다.

‘문제 발생 원인-상황-해결 방법-결과’ 등의 순서로 글을 읽으며 재구성하는 훈련을 많이 하라고 했다. 지문에서도 ‘부호들 간의 최소 해밍 거리를 충분히 멀게 한다면 통신이나 저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검출하여 수정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이 읽어야 할 부분이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규칙은 판정도를 그려가며 명료하게 이해해야
‘문제 해결법=원인 제거법’으로 알고 있는 철수 쌤은 지문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의 원인을 ‘부호들 간의 불충분한 최소 해밍 거리’라고 생각할 줄 안다. 설령 그러지 못한다 하더라도 ‘1비트의 원시 부호 … 부호 단위로 송수신한다고 가정’한 사례를 통해 짐작할 수도 있다. 이를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오류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는데, ‘이 경우 부호들 간의 최소 해밍 거리는 1이다’라고 했으므로, ‘최소 해밍 거리’는 있는데, ‘1’로는 오류가 있는지 알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지문의 ‘2비트 단위의 전송 부호’인 경우 ‘오류가 있음을 알 수 있다’는 설명으로도 뒷받침된다.

그 경우는 1비트 단위의 전송 부호와 다른 것을 보면 불충분한 최소 해밍 거리가 문제 발생의 원인이고 ‘충분한 최소 해밍 거리’가 해결법임을 짐작하게 한다. 다만 2비트 단위의 전송 부호도 ‘어느 자리에서 오류가 났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오류를 수정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는 이후에 그 한계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할 것임을 암시한다.

확인 부호는 원시 부호에 대한 1의 개수가 짝수가 되도록 만든다는 규칙

원시 부호는 0 또는 1, 총 두 가지가 있다. 그리고 ‘확인 부호’를 덧붙여 만든 2비트 단위의 전송 부호는 00, 01, 10, 11, 총 네 가지가 있다. 이는 고등학생이면 알고 있어야 할 진법이라는 개념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문에 전송 부호는 ‘확인 부호는 원시 부호에 대한 1의 개수가 짝수가 되도록 만든다는 규칙’에 의해 생성된다. 철수 쌤은 이런 내용을 다음과 같이 판정도로 그린다.
[신철수 쌤의 국어 지문 읽기] 규칙은 판정도를 그려가며 명료하게 이해해야
지문에서 말한 규칙에 의하면 확인 부호는 원시 부호에서 1의 개수가 짝수(Y)이면 0을, 홀수(N)이면 1을 덧붙일 것이다. 즉 원시 부호 0에 확인 부호로 1을 덧붙인다면 01이 되고 원시 부호 1에 확인 부호 0을 덧붙인다면 10이 되어, 1의 개수가 홀수가 되어 규칙에 벗어난다. ‘전송 부호는 00과 11이’ 될 때 규칙에 맞는 것이다.

포인트

성보고 교사
성보고 교사
1. 글을 읽을 때 개념의 정의를 정확히 아는 것보다 개념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때가 있다.

2. ‘문제 발생 원인-상황-해결 방법-결과’ 등의 순서로 읽으며 재구성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3. ‘문제 해결법=원인 제거법’으로 알고 있으면 글에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문제의 원인을 추리할 수 있다.

4. 진법(進法: 십진법, 이진법 등 수를 표기하는 기수법의 하나) 개념은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