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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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물건을 두고 가격 경쟁을 벌여요 부르는 게 값인 경매의 세계
“자, 2억 원부터 경매 시작합니다. 2억 3000만 원, 2억7500만 원, 2억9000만 원. 네, 3억1000만 원 나왔습니다. 더 없습니까? 현재 가격 세 번 확인하겠습니다. 3억1000, 3억1000, 3억1000만 원, 낙찰됐습니다.” 미술품 경매가 진행 중이네요. 우리가 흔히 아는 경매장의 모습이에요. 비싼 미술품 경매라니, 나와는 동떨어져 있는 것같아요. 하지만 2~3면에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 주변의 수많은 것이 경매로 거래된답니다. 경쟁을 통한 매매 어떤 물건의 생산량(공급)은 적은데 원하는 사람(수요)이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죠. 그런데 심지어 그 물건이 세상에 하나 뿐이라면 어떨까요? 가격이 계속 오르다가 어느 지점에서 한 사람에게만 팔리겠죠? 이게 경매의 기본이에요. 미술품이나 골동품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어요.‘이 옷은 예쁘고 질도 좋지만 너무 비싸니까 다른 옷을 사야지’ 하는 것처럼 대체 상품이 있는 게 아니죠. 그러니 갖고 싶은 사람은 남보다 더 비싼 값을 내고 사는 겁니다. 경매(競賣: 다툴 경, 팔 매)는 쉽게 말해 물건을 사려는 사람끼리 가격을 올려가며 경쟁(競爭)할 때, 가장 높은 값을 부르는 사람에게 파는 거예요. 경매의 한자는 競買(다툴 경, 살 매)로도 쓸 수 있어요. 물건을 사려는 사람은 하나인데 파는 사람이 많을 땐, 가장 싼값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사겠죠? 정부의 사업권 입찰이 이런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경매의 기원과 역사 경매는 기원전 500년 로마에서 시작됐어요. 로마인들은 다른 나라를 정복한 뒤 얻은 보석이나 노예 등을 경매에 부쳤습니다. 당시엔 창을 땅에 내려찍 으며 낙찰 소식을 알렸다고 해요. 이것이 현재 경매사들이 망치를 치는 행위의 시초가 되었습니다.경매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 미술품 경매는 역사가 길지 않아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두 개의 경매 회사 소더비와 크리스티로부터 시작됐죠. 소더비가 먼저 생겼는데, 1744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첫 경매의 판매 품목은 오래된 중고 서적이었어요. 이후 영역을 넓혀 지금은 미술품뿐만 아니라 부동산, 와인 경매까지 하고 있어요. 1766년 설립된 크리스티는 처음부터 예술품을 전문으로 다뤘습니다. 두 회사는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의 90%를 담당하고 있어요. 500원짜리 동전이 200만 원?2022년 8월 미국의 한 경매장에선 야구 카드 한 장이 171억 원에 낙찰됐어요. 스포츠 기념품 수집가 사이에서 희귀본 카드의 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겠죠.그게 어떤 물건이든 수가 적고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 경매의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스타의 애장품, 한정판 운동화 등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품목도 다양하죠.발행 수가 적은 희귀 동전도 그중 하나예요. 500원짜리 동전은 해마다 수백만~ 수천만 개 찍어 내는데, 1998년엔 외환위 기로 8000개만 발행됐어요. 동전 수집가 사이에선 1998년 나온 500원짜리 동전이 100만~200만 원에 거래된다고 합니다. 혹시 우리 집에 희귀 동전이 잠들어 있진 않은지 잘 살펴보세요. 미술품 경매장에서는 코가 가려워도 참으라고? 눈치작전을 펼치며 가격 경쟁을 하는 미술품 경매장. 보통 사회자가 경매를 진행하는데, 물건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사회자만 알아보도록 신호를 보내야 해요. 경매장에서 코를 만지는 건 지금까지 나온 것보다더 높은 가격에 작품을 사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해요. 대부분 이전보다 5% 정도 올린 값을 부릅니다.가격이 100만 원일 때 코를 만지면, 105만 원에 사겠다는 의미죠. 하지만 모든 미술품 경매가 이렇게 이뤄지는 건 아닙니다. 패들을 사용하는 곳에서는 코를 마음껏 긁어도 괜찮아요.by 백은지 기자
![[커버 스토리] 물건을 두고 가격 경쟁을 벌여요 부르는 게 값인 경매의 세계](https://img.hankyung.com/photo/202301/01.32309798.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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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물건을 살 때 가격표를 확인해요. 내용돈으로 살 수 있는지, 그 값을 치를 만큼 가치 있는 제품인지 충분히 생각한 뒤에 구매를 결정하죠. 물건값은 재료비와 유통비, 사람들의 수요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파는 사람이 정해요. 그런데 모든 물건이 정해진 값에 거래되는 건 아니랍니다. 어떤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이 되기도 하죠. 여러 사람이 부른 값 중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하는 방식을 ‘경매’라고 합니다. 가격이 수시로 바뀌어 얼마라고 딱 정하기 어려운 상품을 팔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경매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요. 도매 시장에서 거래되는 농·수·축산물, 예술품과 골동품은 물론이고 집과 차도 경매에 부쳐요. 오늘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는 경매의 모습을 살펴보고, 물건이 거래되는 원리에 대해서도 알아볼게요.by 백은지 기자 사람마다 가치를 다르게 매기는 예술품 일반적인 물건과 달리 예술품이나 골동품의 가격은 도화지와 물감 등 재료비로 결정되지 않아요. 작가의 명성, 예술적 가치 등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하는 요소가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죠. 객관적인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은 물건은 일반적으로 경매를 통해 거래해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술품 경매장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경매 회사가 작품이 진짜인지 검증하고 추정 가격을 정한 뒤 경매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패들(paddle)이라고 부르는 번호판을 들고 응찰*해요. 현장에 가지 않고 전화나 문서로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답니다.*응찰 : 원하는 가격을 정해 경매에 참여하는 것 가격이 수시로 변하는 농·수·축산물 캄캄한 새벽, 농산물 도매 시장. 경매사는 웅얼웅얼하며 랩을 하듯 호가를 부르고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작은 기계로 원하는 가격을 입력합니다. 단 몇 초만에 제주에서 올라온 귤, 강원도에서 자란 배추, 필리핀에서 날아온 바나나 등의 가격이 정해지죠.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사람에게 팔립니다. 수산물과 축산물 도매 시장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농산물, 수산물, 축산물은 철마다 가격이 달라져요. 품질에 따라서도 값이 천차만별이죠.이런 경우에도 경매를 통해 시세에 맞게 거래하는 게 합리적이에요. QR 코드를 스캔해 경매사의 호가*를 들어 보세요.*호가 : 팔거나 사려는 물건의 값을 부르는 것▼ 경매사의 호가 들어보기 같은 차를 조금 더 싸게, 중고 자동차 중고차의 경우 중고차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회사에서 정해진 가격에 살 수도 있지만, 경매에 나온 차를 구매하는 방법도 있어요. 경매를 통하면 같은 차를 조금 더싸게 살 수도 있거든요. 다만 개인은 경매에 직접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딜러나 회사를 통해야 합니다. 중고차 경매 시장에 자기가 타던 차를 내놓는건 회사가 아니라 개인도 할 수 있답니다. 요즘은 여러 앱을 통해 중고차를 간편하게 경매에 부칠 수 있어요. 차에 대한 정보를 앱에 올리면, 딜러들이 살펴본 뒤 입찰합니다. 토지·주택·상가 등 부동산 경매 집도 경매로 거래된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단순히 사고팔기 위한 경매도 있지만, 토지와 주택 등 부동산 경매는 빚을진 사람이 빌린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 경우 주로 열립니다. 은행이나 돈을 빌려준 사람이 법원에 ‘빚을 진 사람의 재산을 경매로 팔아 내가 받을 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는 거죠. 경매에 참여하려는 사람은 법원 경매 사이트에 올라온 정보를 살펴보고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경매가 이뤄지는 날 법원에 가서 입찰하면 돼요. 첫 번째 경매에서 유찰*되면 다음 경매에선 시작 가격이 내려갑니다.*유찰 : 경매 결과 구매자를 찾지 못하고 무효가 되는 것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사업권 정부는 특정한 사업을 할 권리를 기업에 배분해요. 그런데 마음대로 맡기면 일부 업체에만 혜택이 돌아간다며 누군가가 불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태양광, 통신 등 큰 사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사용 하는 물품을 구입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업체 물건만 구매하면 가격 비교도 안 되고 그기업만 큰돈을 벌게 되죠. 이런 경우 비공개 경매 방식을 이용해요. 정부에서 ‘◯◯ 사업권을 판매한다’고 공고하면 각 기업은 ‘얼마에 어떻게 추진할수 있다’고 계획을 적어 입찰하죠. 외국 정부의 사업권 경매에도 참여할 수 있어요. 카타르의 월드컵 경기장을 연결하는 도로와 지하철 중 상당수는 우리나라 건설 회사들이 낙찰받아 시공했대요.*낙찰 : 경매에서 구매자가 정해지는 것
![[커버 스토리] 경매의종류는 참 다양해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301/01.32309722.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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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이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올해 첫 경매를 진행한다. 이번 경매에는 이우환과 정창섭 천경자 최욱경 노은님 이숙자 등 한국 화단의 대표 화가 작품을 포함한 총 84점, 약 80억원 상당의 작품이 출품된다.이번 경매에는 한국 미술의 거장 이우환의 시기별 작품이 두루 나온다. 한국 추상미술의 효시인 김환기와 유영국, 박서보, 하종현, 김구림, 이건용, 이배, 전광영 등 한국 추상 화단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경매에 오른다. 정창섭의 회화 정신이 본격적으로 표출되던 1970년대 작품 '원'과 '귀 78-W'도 출품된다. 이우환의 1977년작 '선으로부터 No.77072'는 추정가 7억∼10억원에 나온다. 지난해 11월 경매에 나왔다가 출품 취소된 김환기의 뉴욕시대 그림인 '북서풍 30-VIII-65'은 추정가 15억∼40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유영국의 1987년작 'Work'는 삼각형으로 된 세 개의 봉우리, 능선의 곡선, 원근의 면, 그리고 다채로운 색 등 '산을 사랑한 화가' 유영국의 수작이다. 추정가는 3억원에서 5억원이다. 새해 첫 경매에 케이옥션은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천경자, 최욱경, 노은님, 이숙자의 작품을 대거 내놓는다. 전통적인 한국화를 벗어나 환상적이고 몽환적 작품으로 미술계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었던 천경자,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여성작가 최욱경, ‘생명의 화가’로 불리며 평생 물고기와 새, 꽃 등을 주제로 작업한 노은님, ‘보리밭 화가'로도 알려진 이숙자의 작품이 경매에 오른다. 최욱경의 작품 에서는 우리의 산과 바다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움을 다양한 색채와 선으로 표현했다. 자연의 곡선에서 차용한 대담하고 역동적인 선과 푸른색과 주황색, 녹색의 조합은 특유의 여성적 색채 추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숙자의 작품 '이브의 보리밭-보리밭 환상'에는 나체의 여성이 웅크리고 앉아있는데, 초록색 빛 보리와 연보라색 수염을 가진 보리가 더해진다. 보리밭 속 여성은 살아있는 자연의 경이로움과 생명력을 가진 아름다운 자연의 일부로 해석된다. 달항아리 작품들도 출품작 리스트에 올랐다. 최영욱의 'KARMA'와 권대섭의 '달항아리' 등이 경매에 나온다.케이옥션 측은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정서가 가득하고 둥근 달을 꼭 닮은 달 항아리는 복과 번영, 풍요와 건강을 의미한다"며 "일상의 예술이자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됐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 작품으로는 야요이 쿠사마, 멜 보크너, 니콜라스 파티, 아야코 록카쿠, 마키 호소카와, 조르디 리베스의 작품이 출품된다. 출품작은 7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신사동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보라 기자
![월가 "인텔 망가졌다"…구글 9년 만에 최고의 날 [글로벌마켓 A/S]](https://timg.hankyung.com/t/560x0/photo/202404/B2024042707191708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