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뉴욕증시 랠리에도 홀로 8.6% 폭락…왜?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전반이 모처럼 상승한 가운데,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는 8.6% 하락하며 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테슬라의 이날 하락세는 전날 발표한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 34만3830만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것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러나 시장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테슬라의 3분기 인도 차량 예상치는 37만1000대였다.

이로 인해 이날 테슬라 주가는 3일 전거래일 대비 8.61% 하락한 주당 242.4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6월 3일 이후 하루 최대 하락폭이다. 장중에는 241.10달러까지 내렸다.

테슬라의 실적 부진은 지정학적 문제와 에너지 위기로 높아진 운송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및 기타 부품의 부족 문제도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었을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생산량이 계속 증가함에 따라 합리적인 비용으로 차량 운송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3분기에는 매주 지역별로 차량을 균등하게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분기 말에 고객에게 인도할 수 있는 차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회사가 분기마다 고객에게 넘기는 차량의 수를 늘리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 2분기에는 상하이 봉쇄로 차량 생산에 차질이 있었으나 3분기 기간에는 생산량을 크게 개선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9개월 동안 테슬라의 차량 배달량은 약 45% 증가했다. 다만 향후 회사가 목표로 했던 연평균 성장률 50%에는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의 이같은 부진을 두고 월가 투자은행들 사이에선 의견이 갈리고 있다. JP모간은 테슬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유지했다. 라이언 브린크먼 JP모간 분석가는 이번 실적 부진이 “자사의 예상에 일치한 결과”라며 목표 주가를 지금보다 90달러가량 더 떨어진 153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제프리 오스본 코웬앤코 분석가는 “테슬라 반대론자들은 3분기 부족분을 수요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며 “상황을 더 잘 평가하기 위해선 월별 실적 및 4분기 실적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전했다. 테슬라의 투자 등급을 ‘매수’로 유지한 골드만삭스도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만큼 주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할 수는 있지만 자동차 구매 추세가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는 만큼 회사는 이익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테슬라를 제외한 빅테크주는 전반적으로 상승 랠리를 보였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2.27% 오른 1만815.44를 나타내며 연중 최저치에서 반등했고, 애플(3.08%), 마이크로소프트(3.37%),아마존(2.55%), 알파벳(구글 모회사·3.28%)와 같은 빅테크주들은 일제히 2~3%대 뛰었다.


이은진기자 le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