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위태롭다. 신규 확진자는 그제 최대인 4115명에 이어 어제도 3938명이 발생, 5차 대유행에 확실히 진입했다. 특히 위중증 환자가 어제 하루 역대 최대인 612명으로 늘었고, 사망자 수도 39명으로 종전 기록(40명)에 근접했다. 김부겸 총리는 “어쩌면 (일상회복) 발걸음을 당장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중단까지 시사했다. 내수가 조금 살아나는가 싶던 차에 자영업자들은 다시 가슴을 졸이게 생겼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위중증 환자와 입원 대기자가 급증해 의료 대응이 한계로 내몰리고 있는 점이다. 수도권 중환자용 병상 가동률이 정부의 ‘서킷 브레이커(단계적 일상회복 중단)’ 발동 기준인 75%를 훨씬 넘겨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다. 일반 응급환자들도 치료에 차질을 빚고, 수도권 환자를 비수도권으로 ‘돌려막기’ 하는 등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실정이다.

‘하루 확진자 1만 명’까지 대비한다던 정부가 이 지경이 되도록 도대체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 국민 80% 백신 접종 땐 집단면역 달성’ ‘코로나 종식 1등국’ 등의 장담부터 모두 어긋났다. 정부가 지난 8월 20일 위드 코로나를 처음 언급한 뒤 두 달 넘게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고도 대응 핵심인 위중증 환자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위중증 환자 85%, 사망자 9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발생하는데, 이들이 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항체량이 화이자의 5분의 1밖에 안 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에 대한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 간격을 6개월로 고수하다가 최근에야 4개월로 당겼다. 백신 도입부터 ‘뒷북’치더니 부스터샷까지 실기(失機)한 것이다. 이러다가 확진자가 5000명, 1만 명에 다다르면 어떻게 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늘 사회적 거리두기 문제를 포함한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극심한 고통과 피해 등 사회적, 경제적 비용을 고려한다면 어렵게 첫발을 뗀 일상을 섣불리 되돌릴 수는 없다. 무엇보다 추가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AZ 백신은 3개월만 지나면 항체 수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만큼 추가 접종을 더 앞당기고, 청소년 접종 속도도 높여야 한다. 당국은 추가 병상 확보를 서두르고, 국민은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방역수칙을 잘 지켜 소중한 일상을 이어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