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 기아 EV6 출시 불투명…전기차 보조금 소진 우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의 영향으로 기아의 첫 전용전기차인 EV6의 이달 말 출시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아의 계획대로 다음주까지 EV6를 내놓으려면 출시 날짜를 이미 확정했어야 하지만, 아직까지 출시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하면서 이달 중 출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는 올해 생산 목표인 1만3천대를 훌쩍 넘긴 3만여대가 사전예약된 상태다.

해외에서도 인기 행진을 이어가면서 유럽에서는 7천300여대가 사전예약됐으며 미국에서는 1천500대의 한정 물량이 하루만에 모두 예약 완료됐다.

기아는 EV6를 이달 중 내놓겠다고 예고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 상황이 발목을 잡으면서 출시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보릿고개`였던 지난 5월 기아는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2공장을 이틀간 휴업했고, 해외에서는 27∼28일 미국 조지아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반도체 수급난은 6월부터 점차 완화되는 추세지만, 아직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데다 기존 모델들의 출고 적체도 심각한 상황이라 신모델 출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아의 신형 쏘렌토는 현재 출고 대기 기간이 최대 24주로 지난달보다 4주 이상 늘어났으며, 셀토스는 지난달보다 8주 늘어난 18주를 대기해야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출시한 K8 역시 출고 대기 기간이 지난달 4∼16주에서 이번달 20∼24주로 늘어났으며, 카니발은 출고까지 8∼16주를 기다려야 한다.

특히 전기차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필요한 반도체 수가 2배 이상 많아 반도체 수급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전기차 보조금이다. 서울시 등 상반기 전기차 보조금이 이미 소진된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하반기 추가 보조금 확보에 나섰지만, 테슬라 등 수입 전기차의 공세가 예견된 만큼 출시 시기가 늦어질수록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출고 연락을 기다리는 EV6 사전예약자들 사이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소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기아가 7월 출시를 약속한 만큼 일단 적은 물량이라도 이달 중 출고할 가능성도 있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지속되는 데다 8월 초 여름휴가로 국내 공장이 모두 가동을 멈출 것으로 예상돼 출고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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