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이라는데"…조선업 진짜 봄날은 언제오나
<앵커>

"20년 만에 슈퍼 호황이 올 것 같다", 요즘 조선업계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올해보다 내년, 내후년이 더 기대된다고 하는데, 어째 실적은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조선업계 진짜 봄날은 언제쯤 올까요?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영국의 한 조선·해운시황 조사업체에 따르면 지난 넉 달, 세계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1,543만 CGT에 이릅니다.

배로 따지면 98척으로, 올 한 해 전망치로 보면 `최악의 해`로 기억됐던 5년 전의 3배 규모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발이 묶였었던 해운업계가 최근 물동량 급증으로 호황을 맞으면서 조선업계 또한 훈풍이 불기 시작한 겁니다.

올해는 시작일 뿐 내년, 내후년에 과거 20년 전 `슈퍼 호황` 시절이 재현될 거란 기대감이 적지 않습니다.

덕분에 국내 조선소 또한 모처럼 활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주로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증하면서 국내 조선 3인방은 올해 목표로 한 수주량을 이미 절반 가까이 채웠습니다.

여기에 LNG선 같은 친환경 선박과 FPSO 등 해양 플랜트 시장 역시 기지개를 켠 상태입니다.

하지만 실적을 놓고 보면 그리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올해 1분기 5천억 원 적자를 낸 삼성중공업에 이어 대우조선해양 역시 2천억 원 넘는 적자를 면치 못했습니다.

삼인방 중 홀로 흑자를 봤다는 한국조선해양의 영업이익조차 1년 전보다 45%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선박 건조부터 인도까지 시간이 걸리다보니 지금의 선박 수주가 경영 실적에 반영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린다고는 하지만

지난 4분기부터 시작된 후판값 급등이 선박 건조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수익 개선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친환경 선박에 대한 국제 수요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슈퍼 호황을 기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입니다.

[이은창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슈퍼 호황으로 보려면) 보통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요를 따라갈 수가 없어서 (선박) 가격이 미친듯이 오르고

중소 조선사나 기술력이 떨어지는 조선사들도 수주를 받는 그런 상황이 돼야 하거든요. 지금은 해운시황 회복에, (코로나로 미뤄진) 대기수요가 일부 나오는 상황인데 친환경 선박 투자도 해운사마다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모처럼 만의 훈풍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조선업계이건만 수익 개선까지는 당분간 오랜 시간이 걸릴 거란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

임원식기자 ry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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