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대 5.4%"…코로나 고용쇼크, 여성에게 더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남성고용보다 여성고용이 더 크게 악화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코로나19와 여성고용: 팬데믹 vs 일반적인 경기침체 비교를 중심으로` 보고서(BOK이슈노트)에 따르면 남성 취업자수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최대 2.4% 감소에 그쳤지만 여성 취업자 수는 최대 5.4%까지 감소했다.

고용률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 동안 여성 고용률이 남성 고용률보다 0.9%p 더 하락했고, 여성 실업률이 남성실업률보다 1.7%p 더 상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크게 줄어든 점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에 남편이 일자리를 잃을 경우 기혼여성이 대신 일자리를 구하는 행태(added worker effect)가 많아지는 데 코로나19 경제위기는 특수하게 나타난다"며 "여성 일자리 중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비필수직, 고대면접촉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남성 일자리에 비해 높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방역대책으로 학교와 어린이집이 폐쇄됨에 따라 육아부담이 큰 기혼여성의 고용에 타격이 컸다.

코로나19 이후 1년간 여성 취업자 수(30~45세 기준) 감소 중 기혼여성의 기여율이 95.4%지만 미혼여성의 기여율은 4.6%에 불과했다.

육아와 교육부담이 있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경우에 고용률이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은은 여성고용의 향후 회복 경로와 관련해서는 "긍정적, 부정적 요인이 모두 존재한다며 코로나19로 부부 맞돌봄 문화 확산,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 확대 변화가 장기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와 고용률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코로나 이후 사라진 여성 일자리가 경제회복 과정에서 일정 부분 자동화로 대체되면서 코로나 이전의 고용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2.4% 대 5.4%"…코로나 고용쇼크, 여성에게 더 컸다
이와 같은 내용은 지난달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보고서에도 지적된 바 있다.

KDI에 따르면 코로나19 1차 대확산이 발생한 지난해 3월 핵심 노동연령(25∼54세) 인구 가운데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4만100명 감소했다.

이는 남성 취업자 수 감소 폭(3만2천7천명)의 1.7배에 달한다.

KDI 역시 여성의 취업률 감소 원인에 대해 여성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 교육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타격이 집중된 가운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돌봄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했다.

특히 기혼 여성의 경우 코로나 위기 초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모두 증가하면서 고용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기혼 여성 취업자가 한 달 내에 실업 상태로 이행할 확률은 1.39%로 남성(0.75%)의 2배 가까이 됐고, 기혼 여성 취업자가 아예 경제활동을 중단할 확률은 5.09%로 남성(1.67%)의 3배에 달했다.

아울러 KDI는 "코로나 위기 중 학교 폐쇄로 인한 자녀 돌봄 부담이 증가하면서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제한됐다"며 "코로나 위기에서 부각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특히 고용충격이 컸던 대면 서비스업 등 실직자에 대한 고용 지원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강미선기자 msk524@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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