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초음파로 칼 안대고 암·종양 없앤다"
국내 연구진이 외과적인 수술 없이 초음파만으로 암이나 종양 조직을 정확하게 없앨 수 있는 기술을 찾아냈다. 이 기술이 암·종양만 없애는 의료기술로 발전돼 향후 임상에 적용되기를 연구진은 기대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바이오닉스연구센터 박기주 박사팀이 고강도 집속 초음파 기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원리를 발견했다고 24일 밝혔다. 기존 초음파 의료 시술은 조직을 태우지만 이 기술은 물리적으로 파쇄가 가능하다.

지난 2019년 연구진은 기존 초음파 기술보다 수십배 더 강력한 수십 메가파스칼(MPa)의 음향 압력 세기를 갖는 초음파, 즉 고강도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열에 의한 신체의 손상없이 칼로 자른 듯 종양을 깨끗하게 파괴하는 원리를 발견했다.

이 기술은 열을 이용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조직을 파괴한다. 이 과정에서 강력한 초음파를 받은 목표 지점에는 수증기 기포가 생겨난다. 이 기포의 운동 에너지에 의해서 목표한 종양 조직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것이다. 다만 목표 지점 주변에도 2차의 미세한 기포들이 생겨 원치 않는 부위까지 파괴될 수 있어 손상될 수 있었다.
"초강력 초음파로 칼 안대고 암·종양 없앤다"
KIST 연구팀은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 종양조직을 없앨 때 생기는 2차 미세 기포의 발생 원리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수증기 기포에 의해서 전방위로 퍼져나가는 초음파와 지속적으로 입사되는 집속 초음파의 간섭이 원인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또 간섭되는 범위에서 2차 기포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제로 초고속카메라를 통해 초음파가 간섭되는 범위와 2차 미세기포가 실제 생성되는 위치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

2차 미세 기포가 생기는 원리는 물론, 그 범위를 예측함으로써 보다 안전하게 타깃 조직만을 제거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초강력 초음파로 칼 안대고 암·종양 없앤다"
KIST 박기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초음파 초점에서 수증기 기포 발생 후에 초음파 산란효과에 의해서 미세 기포들이 순차적으로 생성된다는 것을 규명한 것"이라며 "개발된 수학 모델을 이용하면 기포의 발생 위치 및 파괴되는 종양 조직의 범위를 사전에 예측 하는 것이 가능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발하고 있는 초음파 기술이 외과적인 수술 없이 종양조직만의 물리적 파쇄가 가능한 초정밀 집속 초음파 수술 기술로 발전되어 향후 임상에서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 및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융합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음향 분야 권위지인 `Ultrasonics Sonochemistry`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편 초음파 에너지를 신체 내 원하는 타겟 위치에 모아 고열을 발생 시키면 외과적 수술 없이 조직을 태워 괴사시킬 수 있다. 현재 자궁근종,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전이성 골종양 등에서 종양을 열을 이용해 파괴하는 치료 방법으로 임상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열을 통해 조직을 태우다보니 열확산 현상에 의해서 종양 주변 조직까지도 태울 수 있는 문제가 있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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