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 스가 유력…자민당 의원 표 70% 확보
사실상 새 일본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당선이 유력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71) 관방장관이 최소 69% 이상 자당 국회의원 표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병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사임을 발표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14일 양원 총회에서 소속 중·참의원 394명과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당원을 대표하는 141명이 한 표씩 투표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전체 535표 중 과반인 268표 이상을 얻는 사람이 새 총재에 취임해 16일 소집되는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로 지명 선출된다.

요미우리신문이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394명)의 지지 동향을 조사해 5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스가 후보는 의원 표의 약 70%를 확보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63)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 63) 전 간사장을 크게 앞서고 있다.

요미우리가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중·참의원 의장을 제외한 자민당 소속 의원 394명 중 96%인 378명의 의사를 확인한 결과, 4일 밤까지 스가 후보 지지를 명확히 밝힌 의원이 69%인 271명에 달했다.

이는 스가 후보가 지방 당원 표를 한 표도 얻지 못하더라도 의원 표로만 전체의 과반 지지를 확보해 차기 총리 자리를 예약해 놓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서 당내 주요 7개 파벌 중 스가 후보 지지를 선언한 호소다(細田)(98명), 아소(麻生)(54명), 다케시타(竹下)(54명), 니카이(二階)(47명), 이시하라(石原)(11명) 등 5개 파벌 소속 의원(264명) 대부분이 지도부 방침에서 이탈하지 않고 스가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특히 무파벌로 분류되는 의원(64명) 중에서도 64%인 41명이 스가 지지를 표명했다.

스가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는 `지도력이 있다`라거나 `정책을 기대할 만하다`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한 중견 의원은 스가 후보 지지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중단 없이 추진하는 데는 아베 총리의 안방마님 역할을 해온 관방장관이 뒤를 잇는 것이 원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시다 후보는 46명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자신이 이끄는 파벌(47명)을 넘어 지지 세력을 확산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시바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의원은 23명으로 조사돼 후보 등록이 가능한 추천 인원(20명)은 무난히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했거나 답변하지 않은 의원은 54명이었다.

자민당 총재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8일 오전 후보 등록을 받고 오후에 세 후보의 소견 발표 연설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의 선거 일정을 확정했다.

선관위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과거 총재 선거 때마다 추진했던 전국 주요 도시에서의 당 주최 거리 연설회(유세)는 열지 않기로 했다.

한편 전국 47개 도도부현 자민당 지부연합회(지구당) 가운데 스가 후보의 고향인 아키타(秋田)현을 제외한 46곳에서 각 3명의 선거인을 뽑기 위한 당원 투표 등의 예비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키타현 지부연합회는 4일 간부회의를 열어 당원 투표 없이 아키타 출신인 스가 후보에게 3표를 몰아주기로 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사진=연합뉴스)

이호규기자 donni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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