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과학과 놀자 (13) 찰스 다윈과 종의 기원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발견된 다양한 모습의 핀치새.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발견된 다양한 모습의 핀치새.

생물에 관해 생각하다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도대체 왜 전염성이 클까 또는 왜 새는 날개를 가졌을까와 같은 의문점이 들 때가 있다. 이와 같은 의문점은 약 160년 전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자연학자인 찰스 다윈이 발견한 자연선택의 원리로 답할 수 있다.

자연선택의 원리는 적응 진화를 설명한다. 적응 진화는 생물 집단(같은 종에 속하는 개체들의 모임)이 시간에 따라 환경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생물 집단이 시간에 따라 환경에 좀 더 적합한 개체들로 채워지는 것이다. 생물을 둘러싼 환경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기후변화, 질병, 포식자, 기생충 등 생명체의 생존과 생식을 위협하는 요인들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으며, 이 환경에 적응한 집단은 계속 생존해 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절멸해 사라지게 된다.
갈라파고스 핀치새의 각각 다른 부리 형태
찰스 다윈

찰스 다윈

이러한 적응 진화를 설명하는 자연선택의 원리는 1859년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제시했다. 이 원리는 다윈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당대 제시된 여러 원리를 종합해 만든 것이다. 다윈은 1831~1836년의 5년간 비글호를 타고 남아메리카를 비롯한 여러 지역의 동물상과 식물상을 관찰하고 수집했다. 다윈은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약 1000㎞ 떨어진 화산섬인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생물이 적응 진화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갈라파고스의 핀치새를 관찰하면서 이 핀치새들이 각각의 섬에서 주어진 먹이에 적합한 형태의 부리를 갖고 있으며 그에 따라 갈라파고스의 여러 섬에서 매우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또한 이 핀치새들이 남아메리카의 핀치새와 유사하지만 다르다는 점에서 아마도 남아메리카의 핀치새가 갈라파고스에 건너와 이렇게 다양한 핀치새들이 생겼을 것으로 추측했다.
티에라 델 푸에고를 항해하는 비글호.   위키피디아에서 재인용

티에라 델 푸에고를 항해하는 비글호. 위키피디아에서 재인용

비글호 항해를 마친 후 다윈은 갈라파고스의 핀치새처럼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종이 생겨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그는 영국의 경제학자인 맬서스가 쓴 <인구의 원리가 미래의 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에세이>를 읽었는데, 이 에세이에서 맬서스는 과도한 인구 증가는 빈곤으로 이어지는데 이것은 인구의 증가가 식량과 같은 자원의 증가보다 빠른 속도로 일어나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다윈은 이 에세이를 통해 생물들이 한정된 자원을 두고 생존경쟁을 한다는 개념을 확립했다. 또한, 다윈은 사람이 가축의 품종 개량에 이용하는 인위선택의 위력을 경험했는데 바위비둘기라는 한 종으로부터 서로 다른 종처럼 보이는 다양한 비둘기 품종이 만들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이러한 경험과 원리를 종합해 다윈은 자연선택의 원리를 정립했고 이 내용을 《종의 기원》을 통해 제시했다.
생존을 위한 경쟁
다윈은 과도하게 성장한 생물 집단에서 먹이와 살 곳과 같은 한정된 자원을 두고 개체들 사이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이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생존과 생식에 유리한 특징을 지닌 개체들이 선택된다고 봤다. 그는 선택은 사람이 아니라 자연이 하는 것이므로 이 과정을 자연선택이라고 했다. 생존을 위한 경쟁에서 개체들은 자신이 가진 유전자로 인해 생존과 생식 능력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환경에 좀 더 적합해서 선택된 개체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받은 자손들을 낳을 것이며 이러한 자손들로 더 많이 채워진 생물 집단은 당연히 이전 세대보다 환경에 더욱 적합해지게 된다. 즉, 이 생물 집단은 적응 진화하게 된다.
코로나도 더 잘 퍼지는 바이러스가 살아남아
코로나19와 같이 전염성이 큰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현상을 자연선택 원리로 설명해 보자. ‘생글생글 5월 11일자 과학과 놀자 (5)바이러스의 침입’에서 바이러스는 돌연변이와 핵산 재편성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유전자를 가지는 개체들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한 것을 떠올려 보라. 바이러스는 숙주를 감염시킨 후 숙주세포의 자원을 이용해 자신과 닮은 바이러스 입자를 만들어내는데, 유전자가 다른 여러 바이러스 중 좀 더 숙주세포에 잘 침투하는 유전자를 가진 변종 개체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개체는 다른 바이러스 개체보다 숙주세포에 더 잘 침투하므로 자신을 닮은 바이러스를 더 많이 만들어낼 것이다. 이 변종 바이러스는 좀 더 많은 사람을 감염시킬 것이고, 이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전염병은 더 빨리 전파될 것이다. 그 결과 현재 관찰되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했다. 이처럼 자연선택의 원리를 이용해 다양한 생명현상에 관해 설명할 수 있다.
기억해주세요
정종우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

정종우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교수

생존을 위한 경쟁에서 개체들은 자신이 가진 유전자로 인해 생존과 생식 능력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환경에 좀 더 적합해서 선택된 개체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전달받은 자손들을 낳을 것이며 이러한 자손들로 더 많이 채워진 생물 집단은 당연히 이전 세대보다 환경에 더욱 적합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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