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 대선 `슈퍼 화요일` 대이변…바이든 vs 샌더슨 2강 구도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4차 경선과 지난 3일 `슈퍼 화요일` 경선을 거치며 주요 주자들의 교통정리가 이뤄지면서 `바이든 대 샌더스`의 완연한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된 것이다.

죽었다 살아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중도 대표 자리를 꿰차며 급부상하는 가운데 그동안 독주해온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주춤하는 양상이다.

특히 중도 진영의 유력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4일 경선을 포기하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 바이든은 슈퍼화요일 승리와 맞물려 다시금 대세론에 탄력을 더하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1~2차 초반 경선은 바이든의 몰락 속에 혼전 그 자체였다. 1차 아이오와 경선에서 30대 신예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2차 뉴햄프셔 경선 땐 샌더스가 1위에 오르며 `부티지지 대 샌더스`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후 3차 네바다 경선에서도 샌더스가 압승하며 `샌더스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듯 했으나 4차 노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바이든이 낙승을 거두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백미는 전날 14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이었다. 전체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걸린 승부처에서 바이든이 최소 9곳을 승리하며 미국 언론이 `기적`이라고 부를 정도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이는 강성 진보인 샌더스에 대항해 `반(反) 샌더스 연대`라는 중도 진영의 결집이 이뤄진 결과이기도 했다.

민주당 주류는 무소속인 샌더스로의 후보 지명을 마뜩잖아 한데다 강성 진보 이미지로는 11월 대선 패배는 물론 같은 날 치러지는 상원·하원 의원 선거도 참패할 것이라는 공포감도 갖고 있다.

그러나 난립한 중도 주자들의 표 분산으로 인해 샌더스가 1위를 차지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반 샌더스 전선` 구축을 위한 결단이 이어졌다.
美 민주 대선 `슈퍼 화요일` 대이변…바이든 vs 샌더슨 2강 구도
바이든이 지난달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압승하자 부티지지 전 시장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 의원이 경선 중단을 결정하고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더욱이 바이든이 슈퍼화요일 경선에서도 승리하자 중도 주자의 최대 경쟁자이던 블룸버그 전 시장마저 이날 하차하며 바이든 지지를 선언, 바이든이 비상할 확실한 날개를 달아줬다.

이에 따라 현재 민주당 경선 주자는 바이든과 샌더스 외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 털시 개버드 하원 의원까지 4명만 남았다.

지금까지 워런 의원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개버드 의원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함을 생각하면 한때 28명이 출사표를 던져 주자 난립 현상을 빚은 민주당 경선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바이든과 샌더스의 승부로 좁혀진 것이기도 하다.

주목되는 부분은 바이든이 급격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경선 시작 전만 해도 대세론 주자로 불렸지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선두권에서 한참 멀어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샌더스와 진보 경쟁을 벌이는 워런 의원이 여전히 경선 완주를 공언하는 반면 중도 진영은 바이든으로 단일화한 상황이라 그동안 분산됐던 중도 표심을 바이든이 고스란히 챙길 공산이 커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바이든이 남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치고 나갈 경우 자력으로 후보 지명을 받을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민주당은 주별 경선에서 확보한 대의원의 1차 투표를 통해 7월 전당대회 때 후보를 지명하는데, 전체 3천979명의 대의원 과반에 해당하는 `매직 넘버`는 1991명이다.
美 민주 대선 `슈퍼 화요일` 대이변…바이든 vs 샌더슨 2강 구도
뉴욕타임스가 슈퍼 화요일 중간집계 상황을 반영해 이날 낮 12시 현재 산출한 주자별 확보 대의원 수는 전체 885명 중 바이든이 426명으로 1위를 달리고 샌더스가 377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바이든 지지를 선언하고 중도 하차한 블룸버그, 부티지지, 클로버샤의 대의원 수까지 합치면 중도 성향 대의원은 471명으로 절반을 넘는다.

샌더스로선 이제 바이든에게 쫓기는 수준을 넘어 바이든이 대세론에 올라타지 못하도록 오히려 쫓아가야 하는 최대 위기 상황에 봉착한 셈이다.

다만 중도 표심이 고스란히 바이든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샌더스 역시 젊은층과 라티노를 중심으로 한 열성적 고정 지지층을 확보하는 등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해 승부의 추가 어디로 기울지 예단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맥락에서 오는 10일 미시간 등 6개 주에서 352명의 대의원을 놓고 치르는 6차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이 중요한 승부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대세론을 구축할지, 샌더스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지 가늠할 고비이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경선에서 맞붙었을 때 이들 6개 주 4곳에서 승리할 정도로 만만찮은 세를 확보하고 있다.

반면 17일 577명의 대의원을 놓고 경선이 열리는 4개 주는 샌더스가 힐러리에게 모두 패배한 곳이어서 바이든이 10일 `미니 슈퍼 화요일` 경선에서 승리한다면 17일 경선까지 여세를 몰아 확실한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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