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명 사모펀드 운용사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중단에 들어간 지 넉달 정도 지났습니다. 회계법인에 맡겼던 실사 결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얼마나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증권부 유주안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질문1> 먼저 라임자산운용이 회계법인의 실사를 받은 결과를 일부 발표했는데, 회수율이 얼마나 됩니까?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에 들어간 게 지난해 10월 중순인데요, 약 넉달 만에 회계법인 실사 결과가 일부 나왔습니다.

환매 중단에 들어간 펀드들이 투자한 세 개 모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인데요, 문제가 된 라임의 펀드가 크게 세 개로, 플루토 FI D-1호(국내 사모채권), 테티스-2호(CB 등 메자닌), 플루토 TF-1호(해외 무역금융) 가운데 플루토TF-1호를 제외한 두 개에 대해 먼저 결과가 나왔습니다.

환매중단된 라임 펀드 전체 규모 1조5587억원 중 1조2천억원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이 펀드들의 평가액과 손실률은 작년 10월말 기준으로 추정됐습니다.

플루토가 35~50%, 테티스가 23~42%로 추정됐고, 이에 따르면 플루토가 4600~6000억원 테티스가 1400~1800억원이 허공에 날아간 셈이 됐습니다.

또한 지금 실사 결과 나온 건, 모펀드들이란 점을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라임 펀드는 위의 모펀드를 편입하고 있는 자펀드로 실제 판매가 됐고, 투자자들이 판매사를 통해 구입한 펀드는 이 펀드를 일부 또는 전부 편입하고 있는 자펀드들입니다. 자펀드 개수로 치면 환매가 중단된 펀드 개수는 총 173개입니다.

실제 투자자들께서 얼마나 회수가 가능할 지를 알려면 이들 자펀드들 각각의 손실율이 계산 될 때까지 좀더 기다려야 합니다.

<앵커> 그건 언제인가요? 또 환매가 되고 자금을 회수하기까지는 얼마나 걸립니까?

<기자> 라임자산운용이 밝힌 향후 스케줄에 따르면 이번주 14일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최종 발표됩니다.

이 결과를 참고해서 라임자산운용은 펀드 기준가격 조정에 나서게 됩니다. 또한 모펀드 실사 결과를 반영한 자펀드 실사 결과는 21일 발표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21일에 자펀드 실사 결과를 발표하면 다시 라임자산운용이 27일 자펀드 기준가격을 조정하게 됨. 다시 말해 투자자분들이 각각 가입한 실제 펀드의 손실 예상액은 27일경 알 수 있다는 것.

또한 실사 결과 보고서가 나오는 21일부터 1개월 이내에 상환 계획을 판매사에 통지하겠다고 밝힌 상황입니다. 이에 따르면 라임펀드 투자자들은 늦어도 3월 21일까지는 앞으로의 상환 계획을 통보받아야 하겠지요.

그런데 이 역시도 변수가 있습니다. 가장 구조가 복잡한 걸로 알려진, 그리고 손실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결과발표가 이달 말이라고만 예고돼 있습니다. 뒤에 말씀드리겠지만, 레버리지 활용도도 가장 높고 구조가 복잡한 펀드인데, 이 펀드 실사가 늦어지면 전체 스케줄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일단 손실율이 확정되면 투자자들은 바로 자금 회수를 할 수 있습니까?

<기자> 실사 결과가 나오고 기준가격이 조정된다 하더라도 워낙 복잡한 부분들이 남아 있어서 과연 자금 회수까지 순조롭게 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일단 일부에 대한 실사 결과를 밝히고 라임자산운용이 어제 판매사들에게 고객안내문 Q&A를 보냈는데요 "매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회계실사를 진행한 걸로 보인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 눈에 띕니다.

기 발표된, 또 앞으로 발표될 실사 결과를 운용사가 얼마나 받아들이고 기준가격 조정에 반영하느냐가 일차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기준가격 조정을 한 이후에 이를 실제 시장에서 매각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객 안내문 Q&A에서 라임운용은 매각가가 더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어려울 것 같았던 채권 회수가 실제로는 가능할 수 있고 여러 변수로 인해 기준가격이 계속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자금 환매가 가능하기 위해 라임자산운용은 판매사, TRS 증권사로 구성된 3자 협의체 구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난항이 예상됩니다.

<앵커> TRS 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요, 라임자산운용이 TRS라고 불리는 일종의 증권사 대출을 받아 레버리지를 일으켰고, 이를 통해 펀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었던 거죠. 지금 와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라임 사태 중대 쟁점중 하나로 꼽히는 TRS는 총수익스와프 계약이다.

TRS의 내용을 살펴보면, 자산운용사가 펀드 지분이나 보유 채권 등을 담보로 잡히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립니다. 빌린 돈과 펀딩한 자금을 같이 운용해서 수익률을 극대화합니다. 이후 정해진 이자와 원금을 증권사에 돌려주는 구조인데, 고객은 수익률이 올라가고 운용사가 받는 운용 보수, 인센티브가 올라가는 효과, 쉽게 말해 일석삼조를 노리는 방식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TRS 계약은 주택담보대출 유사하다고 설명이 됩니다. 다시 말해, 집 살 때 돈을 빌렸는데 집값이 떨어졌다고 대출금을 안 갚아도 되는 게 아닌 것처럼 펀드가 손실이 나더라도 TRS는 갚으라는 내용의 계약인 겁니다.

TRS는 증권업계에선 통상의 정상적 거래로 지금까지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TRS를 통한 레버리지는 수익이 날 경우엔 좋지만 손실 역시 폭이 커지게 되고, 가뜩이나 펀드 자산이 상각 처리되면서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돈이 절반 가까이 줄게 됐는데, TRS를 우선변제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특정 증권사는 TRS로 자금을 빌려주고 이후 펀드 운용과 판매에 관여했을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각 증권사는 공개하기 꺼려하는데 업계 추정하기를 신한금융투자 5000억원, KB증권 1000억원, 한국투자증권 700억원 등 증권사 3곳이 라임자산운용은과 6700억원 규모의 TRS 계약을 맺은 걸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173개 펀드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가운데 29개 펀드가 증권사들과 TRS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은 줄곧 "라임과 판매사, TRS 제공사가 MOU를 체결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는 입장 견지하고 있지만TRS 제공사는 빌려준 돈만 받으면 된다, 더이상 협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걸로 알려지며 협의체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판매사와 TRS 제공사가 같은 증권사인 경우도 있네요?

<기자> 맞습니다. 라임펀드의 경우 TRS 제공사인 신한금융투자,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세 군데 모두 펀드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TRS와 펀드판매가 각각의 영업행위였다고는 하지만 투자자들이 당장 투자금을 떼일 판에 증권사한테 우선변제 된다는 부분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또 일부 투자자들은 TRS에 대해 정확히 숙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불완전판매라는 거죠.

펀드 환매 절차와 별도로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공방도 더 거세질 전망입니다.

특히나 환매가 중단된 지금 상황에서도 판매사들운 꼬박꼬박 판매보수를 챙기고 있는 걸로 확인이 됐는데요.

투자자들은 로펌을 통해 사기까지 주장하며 펀드판매행위에 대한 취소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금융감독원도 불완전판매 분쟁조정 3월부터 진행할 예정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유주안기자 jayou@wowtv.co.kr

한국경제TV 핫뉴스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