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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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3개국(태국·미얀마·라오스)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5일 국빈 자격으로 라오스를 방문, 분냥 보라칫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라오스 국빈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라오스는 자원이 풍부하고,아세안의 물류허브, 아세안의 배터리로 불릴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11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메콩 정상회의’를 앞두고 라오스를 찾은 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분양 대통령은 11월 부산에서 개최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가 한국과 아세안 및 한·메콩 관계 도약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분냥 대통령과 메콩강 사업현장을 직접 찾아 ‘한·메콩 협력구상’을 발표하고 식수행사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메콩강은 인도차이나의 삶과 생명이며 이름처럼, 인접한 국가들을 공평히 적셔주는‘모든 강의 어머니’”라며 “특히 메콩강을 가장 많이 품은 나라 라오스에서 한국과 메콩이 함께 그려갈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되어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티베트에서 발원한 메콩강은 길이가 4900km에 달하며 동남아 6개국을 지난다. 문 대통령이 이번에 방문한 태국 미얀마 라오스 3개국은 모두 메콩강이 관통하는 국가들이며 이 가운데 라오스를 관통하는 길이가 1835km로 가장 길다. 이번 순방은 임기중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실천하는 동시에 신남방정책의 주요 국가들을 우군화하기 위한 외교행보의 일환이다.

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 일정의 마지막 국가로 라오스를 택한 것도 메콩강의 상징성을 고려한 것이란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메콩비전 연설에서 “지금 전 세계는 메콩 지역 발전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은 메콩 국가들과 함께 번영하길 바라며,‘한강의 기적’이 ‘메콩강의 기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콩 국가들의 공동번영을 위한 한국의 경제개발 경험 공유, 지속가능한 번영, 동아시아의 평화와 상생번영 등 3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메콩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넘어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가 되고자 하며, 인프라 구축, 농업과 ICT 협력, 인적자원개발의 기반 위에 인적 교류와 문화관광 협력으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아세안의 평화를 위한 협력도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날 2020~23년간 5억달러 규모의 ‘메콩강변 종합관리사업’을 포함 농촌개발, 보건의료, 불발탄 제거사업 등을 평가하고 향후 협력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비엔티안=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