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oT 등이 어우러진 스마트시티가 인류 터전 될 것"
공학·인문 융합지식 필요하고 기계와 공존방식 고민해야
석학 3인 스트롱코리아 포럼 강연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는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기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미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휴머노이드)인 ‘찰리’를 만든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다. 현지에선 ‘달 착륙에 버금가는 성과를 낸 과학자’ ‘21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으로 불리고 있다.
홍 교수는 개발 정보를 공개한 오픈소스 휴머노이드 ‘다윈’, 방사능 유출 등 사고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토르’ 등을 소개했다. 해군 함정의 좁은 공간에서 구조 및 화재 진압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사파이어’도 공개했다. 홍 교수가 강조한 건 ‘고정관념을 버려라’였다. 지금까지 10개 이상의 로봇을 만들었다는 그는 “로봇이 사람처럼 생겨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니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교수가 언론에 처음 공개했던 로봇 ‘알프레드2’는 4족(때론 2족) 보행 로봇이다. 인공근육 ‘베어(BEAR)’를 장착해 여러 형태로 걷고 1m 이상 뛰어오른다. 인간처럼 두 다리로만 뛰는 방식으로 생각했다면 탄생할 수 없었다. 홍 교수는 “학생들에게 로봇을 빨리 움직일 수 있도록, 또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시도해보라고 하고, 마음껏 고장도 내보라고 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학은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
한국을 대표하는 수학자인 박형주 아주대 총장이 주목한 건 ‘수학으로 초(超)연결하는 방법’이다. 박 총장은 “수학은 난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가진 학문”이라며 “엄청난 양의 빅데이터 속에 숨어 있는 소량의 데이터도 수학 없이는 찾을 수 없다”고 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현장에서 수거한 범인의 지문을 분석하는 데도 수학을 활용한다. 수억 개의 지문을 대조해 같은 지문을 찾아내는 데 수학이 쓰인다는 것이다. 영화배우 앤젤리나 졸리는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유방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수학적 계산 때문이었다.
박 총장은 “기술보다 문제 해결 능력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예로 든 건 세계적인 승차공유 서비스업체 우버다. 각종 보험료와 세금 등 자동차를 보유할 때 드는 비용보다 저렴하게 공유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었다. 수학적인 알고리즘을 활용한 건 물론이다. 그는 “수학은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인류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는 인프라”라고 설명했다. 국제기구 유네스코는 2013년을 ‘지구 수학의 해’로 지정했다. 기후변화, 지진, 전염병, 질병 감염경로 예측 등 공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학을 널리 적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였다.
“인간과 기계의 공존 연구해야”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은 ‘마지막 산업혁명’을 주제로 강연했다. 원 이사장은 “기계와 효과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며 “잘못하다간 인간이 기계의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 필요하다는 게 강연의 핵심 메시지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질문에 ‘스마트시티’라고 답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미래 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도시가 미래 인류의 터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스마트시티는 편리하지만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는 게 원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기계가 하지 못하는 걸 사람이 찾아서 해야 하는데, 지금은 인간이 기계에 끌려가는 상황”이라며 “많은 사람이 이 순간에도 무의식적으로 기계를 위해 노동하고 있다”고 했다.
높은 기술 의존도에 따라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경고다. 원 이사장은 “일자리를 배분할 때 기계에 우선순위를 주고 기계로 대체하기에 모호한 일만 사람이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앞으로는 새로운 사업모델과 서비스를 주체적으로 개발할 수 있어야 기계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NIE 포인트
4차 산업혁명이 일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토론해보자. 우리 주변의 로봇이 어떤 모양인지, 또 어떤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보자. 인간이 기계의 대체재가 되지 않고 일자리 등에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토론해보자.
김남영 한국경제신문 IT과학부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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