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3월 산유량이 큰 폭 줄어든 데 따라 상승했다.

1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63달러(1.0%) 상승한 64.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OPEC의 3월 보고서와 미국 원유 재고 지표 등을 주시했다.

OPEC의 3월 산유량은 전월보다 하루평균 53만4천 배럴 급감해 3천만 배럴 수준에 그쳤다. 이는 약 4년 만에 가장 적은 산유량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32만4천 배럴이나 생산량을 줄였다. 여기에 미국의 제재와 대규모 정전사태 등이 겹친 베네수엘라의 산유량도 하루평균 28만9천 배럴 급감했다.

사우디의 적극적인 감산과 베네수엘라 생산 차질이 확인되면서 유가가 강한 상승 압력을 받았다.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도 유가 상승세에 별다른 제동을 걸지 못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703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 200만 배럴 증가보다 큰 폭 많았다.

하지만 휘발유 재고는 771만 배럴 감소한 점이 원유 재고 증가 영향을 상쇄했다. 휘발유 재고는 200만 배럴 줄어들 것이란 시장의 전망보다 훨씬 크게 줄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휘발유 재고의 큰 폭 증가로 EIA 재고 지표는 오히려 유가에 긍정적이었다"면서 "원유 재고가 비슷한 규모로 늘었지만, 드라이빙 시즌으로 돌입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은 휘발유 재고"라고 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OPEC 주도의 감산은 물론 미국 제재에 따른 이란과 베네수엘라 산유량 감소, 리비아와 알제리 등의 정치 불안 등 공급을 축소할 요인들이 산재한 점이 유가에 상승 압력을 제공할 것으로 봤다.

삭소 방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생산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여기에 리비아와 알제리까지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가 OPEC과 러시아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지지를 받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가 최근 추가 감산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점은 변수로 등장했다.

PVM의 스테픈 브레녹 연구원은 "러시아는 감산을 연장하는 데 대해 점점 더 소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속적인 유가 회복을 위한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OPEC 감산에 WTI 1% 상승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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