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감산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로 상승했다.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9달러(1.4%) 상승한 56.5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관련 정책과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일부 외신은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오는 6월 회의에서 감산 합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OPEC에 대한 비판으로 감산 지속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겼지만, 산유국에서는 감산이 지속할 것이란 언급이 꾸준히 나오는 중이다.

감산 의지를 의심받아온 러시아도 속도를 내겠다는 발언이 나왔다.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말에는 산유량이 지난해 10월보다 22만8천 배럴 줄어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3월에는 감산 합의 이행 비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란 전망이 점차 강화되는 점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 단계(final stage)`에 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농산물과 화학제품,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낮추는 것을 제안했고, 미국은 작년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가운데 상당 부분을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달 27일께 최종 합의를 위한 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경제 고문인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인터뷰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과의 협상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 수천억 달러어치 물품에 대한 관세를 촉발했던 논쟁을 끝내는 딜이 가능해졌다고 말해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산업 보조금이나 지식재산권 탈취 등 핵심 문제와 관련해서는 큰 진전 없이 `봉합`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양국이 합의하더라도 세부 사항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미국 12월 건설지출 부진 등으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는 점도 유가 상승을 제한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장초반 무역협상 기대로 상승 출발했지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유가 비판 이후 주춤하기는 하지만, 원유 시장의 상승 기대는 여전한 것으로 평가했다.

ING는 보고서를 통해 "유가 상승의 많은 부분이 숏커버링 영향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롱포지션이 구축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시장 심리가 더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OPEC+ 감산 지속 기대에 WTI 1.4% 상승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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