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미국 정부가 이란 원유 제재에서 8개 국가를 면제한다고 발표한 데 따라 하락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55달러(0.9%) 하락한 63.1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6.6% 급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4주 연속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5일부터 재개될 미국의 이란 원유 제재 관련 소식을 주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원유 제재에서 8개 국가를 일시적으로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와 중국, 터키, 일본 등 주요 이란 원유 수입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 정부는 오는 5일 면제 대상 국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만 유럽연합(EU)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점이 유가 상승의 한 이유였던 만큼 일부 국가에 면제를 허용한다는 소식은 유가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이란은 미국의 발표 이후 제재가 재개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원유 수요 둔화 우려도 유가에 지속적인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 초안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날은 엇갈린 소식이 쏟아졌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 초안 마련을 지시했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또 협상이 임박하지는 않았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중국과 협상이 가까웠다면서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본다는 발언을 다시 내놨다.

주요 지수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지만, 시장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는 못하는 양상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격화 우려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이다.

반면 공급 증가 부담은 커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10월 산유량이 하루평균 1천141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30년 만에 최대 규모다.

다만 베이커휴즈가 발표한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장비 수는 874개로 전주보다 1개 줄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 제재 부담 완화 등으로 유가의 하락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클립스 인터내셔널의 마크 스쿨리온 선물 옵션 중개인은 "미국 산유량, 러시아 산유량,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량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란 제재도 8개 국가가 면제를 받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 달 내내 유가가 하락했지만,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국제유가] WTI 0.9% 하락..이란 원유 제재 8개국 면제
(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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