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의 마켓키워드]

1. 최근 증시 조정을 틈타 금 가격이 다소 반등했는데요. 또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금을 사기도 했습니다. 금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일까요?

트럼프 정책의 최대 피해 자산은 금. 금의 가장 큰 약점은 이자가 없다는 점인데 트럼프는 재정정책을 통해 실질금리를 끌어 올리려고 했기 때문. 그러나 그의 정책이 수포로 돌아가면 (구조적으로 낮은 실질금리를 인정하며) 금 가격도 회복할 것. 또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처럼 트럼프 정책의 후유증이 있을 것. 향후 2-3년내 미국이 경기침체를 겪을 확률 50%가 consensus.

- 트럼프 정책의 후유증으로는 미국 정부부채 급증, (anti-globalization 등) 미국 생산성 하락에 따른 인플레. 즉 미국 달러가치에 대한 의심. 다음 위기가 당장 오지는 않겠지만 몇 년 후 currency crisis(기축통화에 대한 불안)으로 등장.

- 그 때를 대비해서 통화가 불안정한 신흥국들은 외환보유고에 금 보유 비중 확대 (최근 폴란드, 헝가리 중앙은행이 금 매수). 특히 미국의 대규모 양적완화 이후 통화를 금으로 보증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금 비중을 줄인 중앙은행들이 많았는데 다시 채울지도 관심.

- 그 동안 외환보유고에서 달러를 팔고 금을 사 온 국가는 러시아. 신냉전 분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여기에 동참할지 관건. 사실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규모는 세계 금 수요의 10% 미만이지만 중국 정부가 미국 국채를 팔고 금을 사기 시작하면 금 가격에는 의미 있는 영향.

결국 저성장 시대에 낮은 실질금리를 인정하게 될수록, 그리고 낮은 수익률을 참지 못해 자산을 숨기고 싶을수록 금 수요는 확대. 여기에 달러 패권이 흔들릴수록 금으로의 쏠림은 강해질 것

2. 아직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금 이외에도 당분간 채권 쪽으로 자산배분을 옮겨 놓는 것은 어떨까요?

트럼프는 증시 붕괴의 원인을 금리 인상으로 돌리지만 양적완화(통화정책) 효과는 미미했음. 사실 금리를 내리지 않았어도 구조적인 저성장으로 인해 내려야 했을 것 (아니면 장단기금리가 역전). 그리고 풀린 돈이 금융자산 가격 거품을 만들었지만 부의 효과도 거의 없었음. 주식가격이 올랐어도 투자기업의 (이익의 질을 따져 보면) 이익이 늘지 않아 미래 투자수익률이 떨어졌기 때문. 그래서 소비가 늘지 않고 인플레 없이 금융자산 가격만 고공행진을 유지하며 저수익률 상태 지속.

이런 상황을 깬 것은 트럼프의 욕심스런 재정정책. 그는 1981년 레이건의 세금감면이 강한 달러를 만든 것을 흉내. 그 당시 세금감면으로 (재정적자는 늘었지만) 내수 소비 증가로 인해 건강한 인플레가 조성되고 미국 금리가 상승. 그러자 국제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되며 달러 강세. 이로 인해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개선되는 선순환.

- 그러나 그 당시는 미국의 성장잠재력이 남은 상태였기 때문에 정책이 성공. 재정정책이란 미래의 소비를 앞당겨 오는 것인데 지금 미국경제는 거의 포화. 즉 금리를 더 올릴 수 있어야 강한 달러를 만들고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친 미국의 가계, 기업, 정부가 고금리를 견딜 수 없을 것.

결국 트럼프의 정책은 무위로 돌아가고, 저성장을 겸허히 인정하며 금융자산가격 거품이 다시 생길 것. 적어도 미국의 금리가 여기서 더 오를 가능성은 희박하므로 당장 채권투자는 바람직.

3.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 돌파를 앞두고 초 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3분기 GDP성장률도 6.5%로 후퇴했는데요. 중국 위안화가 어느 수준까지 밀릴 수 있을까요?

일단 1달러당 7위안을 상향돌파하면 일시적으로 위안화 절하세가 가팔라질 가능성. 먼저 중국인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 환 거래가 쉬워져 (불안감에) 달러로 피하려는 중국인들 급증. 그리고 중국기업들의 달러표시 부채가 급증했었고, 특히 해외 자회사를 통해 싼 이자의 달러를 조달하는 변칙 방법도 성행. 달러강세로 부채 상환 부담 급증. 이러한 우려가 프로그램 트레이딩으로 증폭되어 나타날 가능성.

- 그 동안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 통화불안은 있었지만 수출기반이 튼튼한 중국 위안화까지 불안해지면 신흥국 sentiment가 더 나빠질 수 있음

그러나 위안화 약세가 얼마나 오래 갈 것이냐의 문제. 우선 위안화 약세에도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의 중국 주식, 채권 매수는 지속적. 중국 본토 주식의 MSCI EM index에 편입된데 이어 중국 국채도 내년 4월부터 가장 영향력 있는 Bloomberg Barclays Global Aggregate Index에 편입될 예정. 한편 중국 회사채 시장은 중국 내 신용평가기관의 신뢰도 문제 때문에 외국인들의 접근이 어려웠는데 점차 해외 신용평가 기관들에 노출.

GDP성장률이 6.5%까지 밀렸지만 여기에는 올 들어 중국 정부가 부동산 거품 및 shadow banking을 제거하기 위한 긴축의 영향도 있음.

환율 같은 거시적 문제를 예측하는 것은 어리석음. 보고 따라가면 됨. 그러나 중국시장의 동요가 정치적인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반등은 빠를 것. 적어도 증시나 환율이 지금의 수준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

4. 세계 전체적으로 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특히 한국 증시의 하락 압력이 더 커 보입니다. 중국 여파 때문인가요?

이제는 증시의 불안감이 신흥국 일부 지역에서 전반적으로 확산되며 신흥국 펀드 환매 증가. 한국은 사실상 선진국이지만 무늬는 신흥국이므로 매도세에 노출. 특히 유동성이 가장 좋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매도 (price impact cost를 덜 지불)

외국인 투자자 가운데 중국을 투자하고 싶은 사람들이 proxy로 한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음. 중국은 투자에 제한이 많기 때문. 미-중간 무역전쟁이 거세지므로 중국과 연관된 한국에서 이탈. 한편 중국 내수의 성장에 참여해서 득을 볼 수 있는 기업들도 점점 축소 (중국에서 소외되어 실망 매물)

지난 9월 발표된 포스코의 45조원 투자 및 2만명 채용 계획이 밝혀진 이후 외국인들의 한국 기업 지배구조 위험에 대한 우려 구체화. 포스코가 이제 투자가 마무리되어 잉여현금이 매년 2조원 가량 나오는 기업인데 이것이 주주에게 돌아가지 않고, 정부 정책을 위해 쓰여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 특히 아직 순부채가 18조원 가량 있는 상태에서 이런 비현실적인 투자계획이 납득가지 않는다는 것. 한전의 전기요금 인하도 이해 가지 않음.

- 특히 재벌의 순환출자를 끊는 과정에서 공기업화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경우 이런 지배구조 위험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

특히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상징적인 산업인데 내년도 대표산업들이 악화된다는 점이 부담. 결국 한국 주식을 사야 하는 이유가 점점 줄어 듦. (구조적인 원인). 선진국 투자가 필요

김홍우PD kimhw@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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