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지가 같거나 같은 방향의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타고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카풀.

최근 택시업계가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 진출에 반발하면서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두 집단 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 중인데요.

그런데 카풀 합법화를 둘러싼 논란이 100년 전 미국에서도 똑같이 벌어졌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908년 미국의 자동차회사 포드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합니다.

양산형 자동차 모델T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팔려나갔지만 1914년 미국은 일시적인 경기침체에 빠져있었습니다.

똑똑한 몇 명의 자동차 소유주들은 남는 좌석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돈을 받는 수익 모델을 생각해 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지트니(Jitney)`라는 카풀 서비스는 순식간에 유명해졌고, 나라 전역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퍼지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당시 미국의 대중교통인 노면 전차와 똑같은 운임을 받았다는 건데, 이 때문에 전차 운전사들은 지트니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4년 간의 치열한 공방 끝에 이 들은 결국 카풀 이용률을 대폭 줄이는데 성공하게 되죠.

이후 카풀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닌 나라 경제가 어려울 때 등장하는 구원투수로 활약합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을 위해 석유 등 많은 자원이 필요했던 미국은 국민들의 자원소비를 줄이기 위해 ‘카클럽’이라는 카풀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나왔던 구호를 살펴보면 “혼자 자동차를 타는 것은 히틀러를 태운 것과 같다”는 식의 재밌는 문구도 많았습니다.

또 미국의 37대 대통령 닉슨은 석유파동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카풀을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카풀은 공익 증진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죠.

90년대 초반 도로 인프라에 비해 차량 통행량이 급증하면서 교통난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했고,

IMF가 터진 이후엔 자원 절약을 위한 수단으로 카풀이 장려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카풀은 때로는 논란의 대상으로 때로는 자원 절약의 해결사로 얼굴을 바꿔가며 등장하고 있는데요.

카풀의 합법화가 불러올 순기능과 역기능을 철저히 따져 봐야겠지만,,,

소비자들은 갈등이 원활히 봉합돼 얇은 주머니 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지 않을까요?

유오성기자 os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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