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뭉칫돈 유입…프로그램 매매가 시장 흔든다
<앵커> 최근 몇년 간 주식시장 호황과 함께 상장지수펀드, ETF가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매물을 내던지면서 낙폭을 더 키우는 악순환의 주범으로 바로 이 ETF가 지목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TF가 주식시장 수급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얼마나 될까요. 유주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보이는 외국인 수급의 실체가 ETF를 포함한 인덱스 펀드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2월부터 월평균 1조1천억원 수준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순매도해왔는데, 지난달 들어 규모가 1조6천억원으로 커지고 코스피지수는 8% 하락했습니다.

[인터뷰] 김영환 KB증권 연구원

"6월 중순 이후 (패시브펀드 자금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매도 쪽으로 급속히 쏠렸다. 펀드가 담고 있는 종목들을 비중대로 기계적으로 파는 거죠. 파는 시기도 매도잔량이 어떠니까 조절하고 이런 게 아니라 그냥 내다 파니까 시장 충격도 더 크게 나올 수 있는 거고..."

지난 2월 초, 미국 다우지수가 두 차례에 걸쳐 4% 넘게 급락한 데 대해 ETF의 알고리즘 거래가 주범으로 꼽힙니다.

프로그램 매매라고도 불리는 알고리즘 매매는 특정 가격에 자동 주문이 나가도록 컴퓨터 프로그램을 짜놓는데 당시 시장이 출렁이자 ETF에서 환매물량이 일시에 쏟아졌고, 이로인해 낙폭이 더 커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는 아직까지는 이같은 현상이 뚜렷하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인터뷰]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아직 국내 증시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이 시가총액의 2% 정도밖에 안 되고요. ETF는 패시브(펀드)니까 주가 지수를 따라가면서 하락하는 거고 하락하니 매도가 나오는 건데, 그렇다고 특별한 인과관계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지난해에(3.9조원) 이어 올 들어서까지(4.6조원) 주식형 인덱스펀드로 일년 반 만에 10조원 가까운 뭉친돈이 몰리는 등 국내 인덱스펀드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시가총액과 거래량 규모가 작은 코스닥 종목이 벤치마크 지수에 편입되면서 개별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거나 반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

유주안기자 jayou@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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