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쓰면 더 건강해지는 ‘여성청결제’ 사용백서
옛 가옥이나 사찰을 둘러보면 ‘북수간(北水間)’이라는 별채가 마련된 곳을 찾을 수 있다. 북수간은 음부와 항문을 물로 씻는 ‘뒷물’을 하는 공간으로 몸 앞쪽은 환한 남쪽, 몸 뒤쪽은 그늘진 북쪽으로 보았던 선조들의 생활방식이 담긴 말이다. 민간에서는 일반 물 외에도 식초나 소금을 섞은 물로 뒷물을 했고 이러한 전통은 50-60대 어머니 세대로까지 이어졌다. 식초의 산성분과 소금 염분의 항균작용으로 질 내외부를 소독하기 위함이었는데, 이러한 방법이 피부를 자극해 질염 등 생식기 질환에 악영향을 끼치며 오히려 만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생리, 질염 등 여성 건강과 직결된 문제지만 부끄럽고 숨겨야 하는 일로 치부돼오던 것들이 당당한 이야깃거리가 되고 여성들 스스로가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Y존 케어 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약국이나 드럭스토어, 마트 등에서 여성청결제를 종류별로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된 요즘 식초물이나 소금물로 Y존을 관리하는 여성은 줄었다지만, 여성청결제를 사용해도 되는지,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물음표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여성청결제는 민감한 Y존을 건강하게 관리하는데 분명 도움을 준다.

▲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추구하는 여성 늘며 여성청결제 시장 덩달아 확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어린 여자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청결제를 사용할 만큼 Y존 전용 청결제를 사용하는 생활방식이 이미 보편화되어있으며, 바디와 동일한 클렌저로 Y존을 관리함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최근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여성들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시장 역시 점차 확대되는 추세. 한 글로벌 리서치 기업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7년 약 300억 원 규모로 추산되었던 국내 여성청결제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4%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품을 내 사용하는 일반적인 클렌저 타입뿐 아니라 물에 용해시켜 사용하는 캡슐 타입, 간편하게 뿌리는 미스트 타입 등 그 종류 또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 질염?가려움?냄새로 고민하면서 아직도 망설이나요?

여성의 외음부는 유익균이 분비하는 젖산에 의해 평소 pH4-5의 약산성을 유지,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해 기본적으로 청결하고 건강한 환경을 만든다. 그러나 스트레스, 피로 누적, 성관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외음부의 산도 균형이 깨지게 되면 분비물의 증가나 질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특히 생리 시에는 외음부의 산도가 pH7까지 올라가게 되는데, 이는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포도상구균이 증식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 수치다.
알고 쓰면 더 건강해지는 ‘여성청결제’ 사용백서
여성청결제는 물만으로는 깨끗하게 씻기지 않는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없애줄 뿐 아니라 외음부의 pH밸런스가 건강한 약산성의 수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해균은 제거하고 유익균은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Y존의 가려움증이나 염증을 예방하고 증상의 완화를 돕는 것. 또한, 여성의 생식기 피부는 몸 피부에 비해 외부 물질의 침투를 막아주는 진피층이 없고, 각질층 또한 매우 얇아 자극에 민감하며 유해성분이 흡수되기 쉽다. 여기에 일반 비누나 보디워시를 사용할 경우 유익균까지 과도하게 제거돼 건조함 등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평소 Y존의 가려움이나 불쾌한 냄새, 잦은 질염 증상으로 고민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더더욱 청결제를 사용해야하는 이유다.

▲알고 쓰면 더 건강해지는 여성청결제 올바른 사용법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합성화학성분이 들어있지 않은지, 약산성의 pH 밸런스를 맞춰줄 수 있는 제품인지 등을 고려하여 여성청결제를 구매할 것을 권장한다. 지난 4월 식약처는 시중에 판매되는 여성청결제(외음부세정제) 62개사 89개 제품을 수거, 보존제 함량 등을 조사한 결과 검사 대상 제품 모두 화장품 안전기준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제품에는 SLS/SLES나 가습기살균제 성분인 CMIT/MIT, 합성향료, 알레르기 주의성분 등 자극이나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 들어있어 민감한 피부를 가진 여성이라면 스스로 더욱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사용법은 특별히 질염이나 가려움 등의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면 일주일에 2-3회, 증상이 있는 경우 매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손에 1-2번 펌프하여 물에 섞은 후 거품을 내 Y존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씻어주는 것이 좋으며, 병원에서 처방받은 질세정제가 아닌 일반 여성청결제를 질 내부에 사용하는 행동은 유익균을 파괴하고 점막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사진제공= 콜만)

이송이기자 songyi@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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