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종종 비실재적이다.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이기진 작가의 작품, <연구실에서 품은 달항아리><과학자의 만물상展> 모으고, 그리고.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은 특별한 전시를 준비했다.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자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이기진 작가의 개인전으로 제목은 <과학자의 만물상>이다. 전시는 일상적인 것의 수집에서의 예술적인 발견이 물리학적인 영감으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상상력 가득한 공간에서 관람자 역시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구성된다.이기진 작가는 모으고 그린다. 그의 닉네임은 딴짓의 고수, 혹은 씨엘 아빠. 과학적 태도를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해 인정받은 물리학자이자 아티스트인 그의 기질을 적절히 설명해주는 라벨이다. 그룹 투애니원 씨엘(본명 이채린, 이하 채린)의 부친답게 독창적 세계를 그려 아티스트로 주목받았다. 이번에는 물리학, 그림, 글, 골동 수집까지 딴짓의 고수인 이기진 작가의 머릿속을 고스란히 전시장에 옮겼다. 전시는 수집, 파리, 로봇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된다. 컴퓨터로 작업한 재기발랄한 그림 70점, 오브제 및 로봇 작품 500여 점을 선보이는데, 각 섹션에 30여 점의 대표 작품과 그와 연관된 수집품이 함께 진열된다. 딸 채린의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한 로봇, 루브르 박물관 아트숍에서 판매됐던 로봇 도자기 작품, 프랑스 파리 여행을 담은 꼴라쥬 파리 시리즈 그림이 포함되어 있다.전시 연계 행사도 있다. 27일에는 창의적 자녀교육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을 위한 작가 강연 `물리학자 이기진의 자녀교육 연구실`을 준비했다. 강연 참가자들에게는 작가 사인과 함께 즉석 얼굴 드로잉도 제공한다. 마이크로파 물리학 전공자인 작가에게 미술은 연구 중 머리를 식히는 통로이자 또 다른 영감의 원천이었다. 대학 시절 미술동아리 활동에서 시작해 일상의 사물과 추억을 일기처럼 그림으로 남기는 것이 이제 생활이 됐다. 두 딸을 위해 그린 소박한 그림들을 첫 동화책으로 냈고, 이어 몇 개의 그림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그림책에 실렸던 작품들이 갤러리에 걸렸다. 관람객 역시 각자의 각도에서 작품 속으로 들어와 시각적 체험을 할 수 있다. 4월 29일까지, 롯데갤러리 청량리점. ▲ 이기진, <파리>▲ 이기진, <부엌>▲ 이기진, <포도주>키워드1. 수집: 일상적인 관찰은 예술을 부른다. 수집품들은 눈길을 사로잡아 그림을 암시한다. 수집은 돈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인가? 수집 활동이 돈이 있어야 가능한 취미 생활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이기진 작가 역시 물리학이라는 본업을 두고 취미에만 몰두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가 말하는 수집은 남들이 무심코 지나가는 평범한 것에서 색다른 지점을 발견하고 기억하는 것. 영감을 얻는 방법론이다. 이기진 작가의 서강대 연구실 한쪽을 연상시키는 전시 공간에는 수집품이 빼곡하게 진열된다. 구둣솔, 빗자루, 기름통, 핸드드릴, 스테이플러, 오래된 그림책, 미피 인형, 샐러드 바구니, 청자색 티포트, 과자 통 등. 한마디로 잡동사니다. 수집품들은 거창하진 않지만, 그림 속 일상과 직결된다. 남녀가 따스한 포옹을 하는 장면에 식탁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청자색 티포트처럼. 수집은 일상을 관찰케 하고, 기억을 소환해 예술로 변환하는 그만의 창작 과정을 드러낸다. ▲ 이기진, <딸과의 여행>▲ 이기진, <꼴라쥬 파리> 키워드2. 파리: 즉흥적 형식에 낭만적 스토리를 얹는다.꼴라쥬 파리 시리즈. collage paris. 딸 채린과의 프랑스 파리 여행을 담았다. 2년 만에 맞은 휴가를 아빠와의 여행으로 채우고 싶다는, 딸의 깜짝 선물 같은 제안이 시작이었다. 파리의 풍경, 음식, 사람들, 가족. 파리에서의 낭만적인 휴식은 간결하고 소박하지만, 평화롭게 묘사된다. 파리 시리즈 작품들은 단순한 선과 색에 서정적인 에피소드를 얹어 더욱 도드라진다. 이는 이기진 작가의 강점. 즉흥적이고 간결한 그림에 숨겨놓은 디테일한 묘사가 작품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먹고 버린 체리 꼭지 두 개, 한쪽 슬리퍼만 신은 발로 조개껍데기를 지그시 밟은 신부님, 맛있는 음식에 빠진 사이 수도꼭지에서 새는 물, 신경이 날카로운 고양이의 곤두선 털. 위트와 유머가 넘실거리는 그의 그림 사이 사이를 읽어가는 재미는 기발한 해석도 가뿐하게 낳는다.▲ 이기진, <남자여자로봇>▲ 이기진, <빠나나박사와 박치기깍까의 모험1>키워드3. 로봇: 딸의 동화책에서 루브르 박물관으로.이번 전시에서 로봇을 뺄 수는 없다. 오래전, 작가의 두 딸 채린이와 하린이를 위한 선물이 그 시작이었다. 로봇은 작가의 유학 시절, 오랜 외국 생활을 함께 버텨준 딸들이 낯선 타국에서 용기를 잃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렸던 동화 <박치기 깍까>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말도 안 되는 설정의 동화였지만, 어린 시절 두 딸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의 원천이 되어줬다고. 이제 이 로봇은 다양한 아트상품으로 변신해나가고 있다. 도자기로 만든 로봇조형물과 아트상품들은 투애니원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하기도 했고, 최근 루브르 박물관 아트숍에서 판매됐다. 롯데갤러리에서도 3m 초대형 로봇을 비롯한 로봇조형물 5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사진 = 롯데갤러리)TV텐+ 권영림PD yrgwon@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티몬,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 100대 선착순 판매 개시ㆍ강성훈 박소현, 카메라 꺼진 줄 모르고 포옹하다…`들통?`ㆍ개리 아내, `아무도 몰랐다`…10살 연하 리쌍컴퍼니 직원?ㆍ손예진 나이?…"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ㆍ낸시랭 “올해 한국 떠날 것, 다른 나라서 인생 2막”ⓒ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