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전기차 팔아 돈 벌고 충전소로 소비자 모객 효과까지 '1석2조'

대형 유통업체들이 최근 전기차 보급과 충전 인프라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할 차세대 먹거리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마트가 쎄미시스코의 초소형 전기차 'D2'의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사전계약을 받은 데 이어 1호차를 소비자에게 인도한 것. D2는 2인승 초소형 전기차로, 지난해 상반기 세계 전기차시장에서 네 번째로 많이 팔렸다. 중국 즈더우가 생산하고 국내 쎄미시스코가 수입, 이마트가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마트 성수 및 영등포, 죽전, 하남 등 11개 점에서 판매중이며, 4월중 은평과 남양주 등 5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유통업체가 찜한 차세대 먹거리는 '전기차'

이에 앞서 소셜커머스업체 티몬도 초소형 전기차 판매를 통해 대박을 친 바 있다. 지난 1월 대창모터스의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 100대를 한정판매해 하루 반나절만에 완판했다. 이어 200대를 추가했지만 역시 하루만에 판매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300대 물량의 2차 예약을 진행해 4월 인도를 준비중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제주지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말 편의점 4개소에 테슬라 데스티네이션 차저를 설치한 걸 시작으로 올해초 5개 점포에 급속충전소를 구축했다. 충전소는 테스트 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제주지역에 100여 개 점포까지 늘릴 예정이다.

대형마트들도 충전소 구축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전국 112개 지점에서 200여 개의 충전기를, 홈플러스는 68개 지점, 롯데마트는 22개 지점에서 충전 인프라를 지원하고 있다.

유통업체가 찜한 차세대 먹거리는 '전기차'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관련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돈이 되고 소비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통업체가 바라보는 '전기차'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일종의 '전자제품'으로, 수익을 책임지는 '상품'이라는 것. 그 동안 자동차는 해당 브랜드의 전용 전시장을 통해 판매하는 게 당연했지만 자동차 역시 하나의 공산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전시장을 벗어난 유통채널에서 파는 게 특별히 낯설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초소형 전기차의 경우 판매채널 다각화가 더욱 쉽다. 전통적인 자동차제조사는 판매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이미 촘촘한 오프라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변화가 더딘 반면 이제 막 시작한 초소형 전기차업체들은 그렇지 않아서다.

쎄미시스코 관계자는 "제주와 세종에 단독 전시장이 있지만 이 밖에 전국에 전시장을 따로 두는 건 비용면에서 부담된다"며 "전국 곳곳에 위치한 이마트와 손잡고 판매거점을 늘리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충전소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모객효과가 뛰어나다. 전기차 이용자들이 충전을 위해 마트를 찾았다가 기다리는 동안 쇼핑이나 식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전기차를 충전하러 마트에 들렀다가 대기시간동안 자연스럽게 쇼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이용자도 한 번에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마트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윈-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중소업체가 중심이 된 초소형 전기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유통구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며 "가장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구조를 찾아 판매 대리점, 온라인 대리점, 멀티 대리점 등 다양한 형태의 판매망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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