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 비타코퍼레이션 대표1차 물의 전쟁은 페트병에 담긴 생수 였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말도 안됐던` 사 먹는 생수 산업은 연 8,000억원 시장으로 급성장 했고, 곧이어 수조 원대 정수기 대전이 시작됐다. 30대 젊은 환경공학도는 정수기에 이은 `제3차 물의 전쟁`을 예고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먹는 물 다음은 씻는 물환경공학을 전공한 이대성 비타코퍼레이션 대표는 2003년 당시 정수기 시장 최강자인 웅진코웨이에 입사해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필터를 연구했다. 이 대표는 회사가 전성기에 있던 2010년 돌연 퇴사한다. 그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아이디어 때문이다."생수와 정수기, 그 다음에 무엇이 올 것인가 생각했어요.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을 감안 했을 때 먹는 물 다음에는 반드시 씻는 물에 관심 가질 거라고 봤어요."우리나라 수돗물의 질은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하지만 물 전문가인 이 대표가 보기에 오래된 수도관의 녹물과 살균제인 염소는 문제가 있었다. 이 대표는 웅진코웨이 연구실에서 잠시 검토했다가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접었던 `씻는 물 프로젝트`를 꺼내 들었다."어항에 수돗물을 받은 뒤 곧바로 물고기를 넣으면 모두 죽어 버리잖아요. 염소 때문이거든요. 미생물 처리를 위해 넣는 염소와 수도관의 녹물·불순물은 마시는 것은 물론 피부에 닿아도 좋지 않아요."이 대표는 혼자 연구했다. 모교의 실험실과 전 직장의 연구실을 번갈아 빌려 쓰며 실험에 실험을 거듭했다. 기존의 입욕제 와는 차원이 다른, 물 자체를 깨끗하게 하는 기술을 원했다. 결국 세디먼트 필터로 녹물을 걸러내고 비타민으로 염소를 제거한 뒤 보습성분을 가미한 샤워필터를 개발했다. 웅진코웨이에서 퇴사한지 6년 만인 2016년 비타코퍼레이션이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제품을 출시했다.◇ 사치품이 아닌 필수품원통 모양의 샤워필터를 샤워기의 헤드와 호스 사이에 끼워 넣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편리하게 만들었다. 편의성 못지 않게 합리적인 가격도 신경썼다. 깨끗한 물은 특정 계층을 위한 사치품이 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이기 때문이다."국가의 경제 사정에 따라 물에 대한 요구가 달라요. 후진국에서는 먹는 물이라도 깨끗했으면 좋겠다고 해요. 반면 우리나라는 먹는 물을 정화하는 정수기 보급률이 상당히 올라왔잖아요. 이제 깨끗한 물로 씻고, 그 속에서 휴식을 찾는 시대가 됐어요. "유통도 대형 백화점과 면세점이 아닌 일반인이 쉽게 이용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선택했다. `보통 사람들의 필수품`이라는 전략은 최근의 합리적 소비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며, 지난해 모바일 유통 플랫폼 `메이커스위드카카오`에서 10회 연속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 냈다. 2016년 창업 첫해 수백 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3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10평도 안 되는 작은 공간에서 `물에 미친` 청년 공학도와 생산 인력 2명으로 시작한 개인회사는 이제 80평 규모의 작업장에 쿠팡 출신 마케팅 전문가와 상품 디자이너까지 합류한 유망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더러운 것을 만져야 깨끗한 것을 만들 수 있다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쓰는 물(水)이지만 모든 물은 다르다. 나라 마다 다르고 한 나라 안에서도 계절과 기후에 따라 물성이 변한다. 따라서 이 대표는 수출용 제품을 국내용과 조금 다르게 설계했다. 예를 들어 섬나라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 보다 기온과 습도가 높기 때문에 제품의 수분함량을 더 높인다."일본을 비롯해 수출 물량이 전체 매출의 70% 차지하고 있어요. 미국과 중국에 현지 지사도 막 설립했어요. 이제 국내 물 뿐 아니라 해외의 물도 더 연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어요."최근 들어 이 대표를 위협하는 경쟁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도 시장성을 엿보고 있다. 생수에서 촉발된 기업들의 `물 전쟁`이 정수기를 거쳐 씻는 물로 이어질 조짐이다. 이 대표는 혼자 연구하고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수 년간의 과정을 한마디로 표현했다."깨끗한 공기와 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 지고 있어요. 하지만 잊지 말아야할 것은 더러운 공기와 더러운 물을 만져본 사람이 깨끗한 것을 개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5년간의 물 연구 끝에 알아낸 진리 입니다"<`THE메이커스`는 기술을 활용해 스스로 만들어내는 창작자, 장인 등 메이커들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한국경제TV 핫뉴스ㆍ티몬,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 100대 선착순 판매 개시ㆍ강성훈 박소현, 카메라 꺼진 줄 모르고 포옹하다…`들통?`ㆍ개리 아내, `아무도 몰랐다`…10살 연하 리쌍컴퍼니 직원?ㆍ손예진 나이?…"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ㆍ낸시랭 “올해 한국 떠날 것, 다른 나라서 인생 2막”ⓒ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