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올 뉴 크루즈 / 사진=한국GM
한국GM의 올 뉴 크루즈 / 사진=한국GM
한국GM의 연간 판매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경차 스파크와 신형 크루즈 등 주력 차종이 판매 부진을 겪고 있어서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판매가 작년 같은 달보다 31.0% 급감한 1만1854대로 집계됐다.

올 1~5월 누적 기준으로는 6만1253대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6만8721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주력 차종이 부진하면서 연간 판매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은 올해 역대 최대인 19만4000대를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차종별로는 스파크의 부진이 뼈아프다. 스파크는 지난달 판매량이 3682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달보다 56.9%나 뒷걸음질쳤다. 기아자동차가 연초 6년 만에 완전 변경한 올 뉴 모닝을 내놓으면서 입지가 위협받는 모습이다.

한국GM이 공을 들인 신형 크루즈도 기대에 못 미쳤다. 신형 크루즈는 3월 2147대, 4월 1518대에 이어 지난달 1160대가 팔리면서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경쟁 차종인 현대자동차 아반떼는 각각 7000대, 8265대, 7834대가 팔렸다.

크루즈 부진은 지난 1월 시장에 나온 뒤 겪은 초기 품질 문제와 생산 중단, 가격 논란 등이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신형 크루즈를 띄우기 위해 출고가를 최대 200만원 낮췄으나 '가격 인하' 카드는 효과가 미미하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추가로 내놓을 신차가 더 이상 없다는 점이다. 한국GM은 하반기 신형 크루즈 디젤만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출시한 순수 전기자동차 볼트 EV는 들여올 수 있는 물량이 제한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쉐보레가 주춤하면 내년에는 르노삼성자동차에 추격의 빌미를 내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크루즈가 예상밖의 고전을 겪으면서 판매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역대 최대 판매목표를 위해선 공격적인 마케팅과 신차 투입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