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통합 쇼핑몰 안 만든다…"백오피스 통합이 먼저"
롯데그룹이 온라인 쇼핑채널을 한 데 묶는 '통합 쇼핑몰' 개발을 보류하기로 했다. 쇼핑몰 통합보다는 백오피스 통합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그간 추진해 왔던 온라인 쇼핑채널 통합을 보류하고 개별채널 운영을 이어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곳으로 분산돼 있는 쇼핑몰을 통합할 시 기존 고객들의 혼란이 우려되고 중복 상품에 대한 관리도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상품 재고와 주문, 협력사 관리 등을 맡는 백오피스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세웠다.

업계는 롯데그룹이 '옴니채널' 구축의 일환으로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홈쇼핑·롯데닷컴·엘롯데 등으로 나뉘어 있는 쇼핑몰 페이지를 통합하는 '통합 쇼핑몰'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해 왔다. 올해 초만 해도 롯데그룹의 조직개편이 마무리되면 통합 쇼핑몰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옴니채널은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융합해 소비자가 여러 쇼핑채널을 하나의 채널처럼 이용하는 서비스를 뜻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제품을 매장이나 편의점에서 찾아 가는 스마트픽이 대표적이다.

롯데그룹의 통합 포인트 제도인 엘포인트(L.POINT)와 모바일 간편결제 엘페이(L.PAY)도 옴니채널의 일환이다.

하지만 옴니채널의 핵심 요소가 될 것으로 여겨졌던 통합 쇼핑몰 구축을 미루게 되면서 '하나의 롯데' 구축에는 다소 시일이 걸리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계열사 쇼핑사이트의 옴니채널화는 사이트 통합보다는 백오피스 통합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백오피스 부문 통합이 안정적으로 이뤄진 후 단계적으로 채널 통합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마트와 백화점, 신세계몰, 이마트 트레이더스, 부츠를 하나로 묶은 SSG닷컴을 내놓으며 업계에 '쓱 열풍'을 불러일으킨 신세계는 롯데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SSG닷컴은 소비자에게 노출되는 채널은 통합하되 채널 내 부문별 운영은 각 계열사가 맡는 방식이다. 고객과의 창구는 일원화해 접근성을 높이고 운영은 세분화해 전문성을 강화한 것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마트와 백화점은 구조와 운영 방식, 서비스에 차이가 있어 개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백오피스를 통합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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