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욱 미디어캐슬 이사가 직접 수입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대형 포스터를 들고 있다.
강상욱 미디어캐슬 이사가 직접 수입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대형 포스터를 들고 있다.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가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사업 자금을 모으는 펀딩 방법이다. 크라우드펀딩은 2016년 1월 국내에 처음 도입돼 올해 1월 ‘첫돌’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펀딩에 참여한 일반투자자만 7100명을 뛰어넘었고, 이들로부터 십시일반으로 조달한 펀딩 규모가 약 180억원에 달한다. 크라우드펀딩은 개인이 한 번에 연간 200만원씩, 총 500만원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영화 ‘판도라’와 ‘너의 이름은’ 등 영화 제작·마케팅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된 크라우드펀딩이 잇따라 큰 수익을 내면서 영화 펀딩이 ‘이색 재테크’로 각광받고 있다.

한경닷컴은 기획시리즈 <영화로 금맥을 캐는 사람들>을 통해 영화 펀딩의 속살을 엿보기로 했다. 한경닷컴이 처음으로 만난 주인공은 연초부터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수입사 미디어캐슬이다. 이 영화는 수입 영화 최초로 크라우드펀딩을 시도해 단 하루 만에 1억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수입사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한 공모사채(회사채)의 표면금리는 연 10%다. 정산 시점인 오는 7월께 최종 관객 수가 300만명을 넘으면 투자원금 대비 연 80%의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만약 500만명을 넘기면 연이율이 100%다. 50만명을 넘지 못해도 표면금리를 챙길 수 있는 구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너의 이름은’은 개봉(1월4일) 5주차인 2월2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 수 348만명을 기록 중이다. 국내에서 개봉한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중 최다 관객 동원 기록이다. 강상욱 미디어캐슬 이사는 “이번 크라우드펀딩은 개봉 전 입소문을 노린 마케팅 수단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관객들이 영화도 보고 투자 수익까지 챙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강 이사는 2015년 12월께 ‘너의 이름은’의 첫 티저 영상(예고편)을 보자마자 이 영화의 수입에 사활을 걸었다. 그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약점을 꼽자면 짧은 러닝 타임(상영시간)과 약한 스토리였는데 ‘너의 이름은’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탄탄한 스토리로 무장한 장편 애니메이션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