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기자의 여풍당당 (3)

아나운서로 13년 종횡무진
2008년 건강식품업체 창업
통곡물 등 발효식품 개발

작년 매출 150억…10%↑
중국·인도네시아 등에도 곧 수출
바이오R&D까지 사업 확장
정미정 이든네이처 대표가 현미껍질 등 통곡물을 재료로 하는 다양한 발효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정미정 이든네이처 대표가 현미껍질 등 통곡물을 재료로 하는 다양한 발효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김정은 기자

잘나가던 지상파방송 아나운서였다. KBS에서 ‘가요톱10’ ‘도전 주부 가요스타’ 등 굵직한 프로그램을 맡았고, 임신했을 땐 만삭의 몸으로 뉴스를 진행하는 등 13년간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2002년 돌연 사표를 낸 것은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서였다. 우연찮게 이롬황성주생식의 마케팅 총괄대표로 스카우트돼 3년간 일했다. ‘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2008년 건강기능식품업체 이든네이처를 창업했다. ‘발효’와 ‘효소’를 키워드로 세상에 없던 건강기능식품을 내놓아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정미정 대표는 “발효식품으로 우리 식생활을 건강하게 변화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발효’ 차별화로 승부수

정미정 이든네이처 대표, 인기 아나운서 접고 발효식품 사업가 '성공 가도'

‘에덴의 자연’이란 의미를 지닌 이든네이처는 초기부터 차별화에 초점을 뒀다. 후발주자였던 만큼 평범한 건강기능식품보다는 독특한 제품을 구상했다. 경희대와 손잡고 바이오 연구개발(R&D)을 위한 발효생명과학연구소를 세웠다. 이곳에서 현미껍질 등 통곡물을 재료로 한 다양한 발효제품을 개발했다. 정 대표는 “김치나 장류 정도에 그쳤던 발효식품 범위를 넓혔다”며 “한국인의 체질에 맞도록 발효해 소화가 잘되고 속이 편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든네이처의 제품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건강한 식습관 문화와 맞아떨어졌다. 그는 “발효식품을 규격화해 제품으로 내놓은 것은 드문 일”이라며 “아나운서로 일하면서 대중의 트렌드를 읽는 훈련을 오랫동안 받은 것이 도움됐다”고 밝혔다.

마케팅도 독특한 방식으로 접근했다. 대리점을 소규모 체험공간 콘셉트로 꾸민 ‘힐링카페’로 만들어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동네 사랑방처럼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놀러와 ‘발효생식환’ ‘온기밸런스’ 등 이든네이처의 주요 제품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설립한 지 10년도 채 안 됐지만 이제는 다른 업체들이 마케팅 방식을 따라 할 정도다. 제품은 20여개로 늘었다. 대리점은 100여개, 방문판매 직원은 1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 약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년 실적이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발효신약 등 바이오 R&D

이든네이처의 발효식품은 해외 시장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발효와 효소 성분이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인에게 잘 맞기 때문이다. 조만간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에도 제품을 수출할 예정이다.

이든네이처는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바이오 R&D까지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발효공법을 통한 천연물 신약, 발효기술을 활용한 당뇨합병증 치료연구 등 다양한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에도 열심이다. ‘온기나눔 프로젝트’는 3년 전 시작했다. 서울 남대문자활센터와 손잡고 쪽방촌 노인들에게 식사대용 제품을 나눠준다. 그는 “식생활이 엉망이었던 노인들이 우리 제품을 꾸준히 섭취해 건강이 회복되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낀다”며 “발효식품을 통한 온기나눔을 ‘헬스푸어’들에게로 넓혀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지원도 해야겠지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될성부른’ 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키우는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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