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금융 대도약] 올 보험업 성장률, 작년의 절반 수준 그칠 듯
저성장·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올해 국내 보험업계 전망도 그리 밝진 않다.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2017년 보험산업의 전망과 과제’에 따르면 보험업계의 올해 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성장률인 5.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보험산업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이 좋지 않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로 보험 구매력이 떨어지는 데다 고령화에 따른 ‘장수 리스크’가 커지면서 보험사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사는 자산 운용에 따른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데 올해에도 중국 경제 둔화와 과다 부채 산정 등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져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준비도 부담이다. IFRS17은 2021년께 본격 도입될 예정인데 보험사들은 이에 따른 준비를 미리 해놔야 한다.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IFRS17은 과거에 고금리를 약속하고 상품을 판 뒤 금리가 떨어질 경우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는 높은 금리 수준으로 그대로인데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은 떨어지므로 이에 따른 차이를 고스란히 부채로 간주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보험연구원 측은 “보험업계는 저금리 기조와 IFRS4 2단계 도입으로 성장세 둔화와 거대 자본 확충 필요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현재 단기 실적 중심의 경영자 성과 평가 체계를 보유계약가치와 연동된 체계로 개선해나가야 보험사의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상승 가능성은 보험업계로선 그나마 꼽을 수 있는 희소식이다. 특히 생명보험회사들은 과거에 팔았던 확정형 고금리 상품에 따른 역마진 폭이 커지고 있었는데 금리 상승으로 이 폭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손해보험사들은 지속적인 자동차 보험료 인상으로 올해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다만 삼성화재가 최근 자동차보험 요율을 인하한 것은 변수다. 자동차보험 경쟁 격화를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보험연구원은 이 같은 보험산업 성장세 둔화에 대한 타개책으로 최저보증이율 보장에 대한 수수료 부과, 자산 운용에서의 해외 투자 비중 확대, 유료 투자자문 도입, 후취형 변액보험 도입, 건강생활 서비스 제공 등을 꼽았다. 이 밖에 중고차 보증연장보험 등 틈새시장 발굴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