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방향을 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국내 금리도 상승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내수가 부진한 만큼 저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 횟수다. 미국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난달 금리를 한 차례 올렸다. 올해엔 세 차례 금리 인상까지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 대한 기대감까지 겹치며 글로벌 시중금리는 크게 뛰었다. 이 상황에서 국내 금리만 낮으면 글로벌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커진다.

[대도약 2017] 금리동결에 무게…미국 금리인상 횟수가 변수
그렇다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당장 끌어올리기엔 부담스럽다. 성장률 2%대의 저성장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9일 ‘2017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연 1.25%)를 아직 올릴 때가 아니라는 의미다.

시장 전문가들도 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JP모간은 “한은이 금융시장 안정을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며 올해 금리 수준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이달 13일 금통위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 2.8%를 하향조정하면 추가 완화 필요성이 제기될 것이란 전망이다. 노무라증권은 “올해 상반기엔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 거시경제정책에 큰 변화가 없겠지만 연말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급등하던 시중금리가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금리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유지해도 미 금리에 따라 시중금리가 들썩일 수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올해 금리 인상 횟수를 세 차례로 제시한 만큼 오는 3월 FOMC에 대한 경계감이 높다”며 “1분기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3분기로 가면 시중금리가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