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점을 내겠다고 신청하는 업체들이 몰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29일 르노삼성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판매 현장에선 르노삼성차가 매력적인 브랜드로 부상했다. 2013년 QM3에 이어 올해 SM6와 QM6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제품 포트폴리오가 탄탄해져서다. 여기에 판매에 따른 이익 보상이 경쟁 브랜드와 비교해 판매사에 유리한 조건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며 대리점을 내겠다는 요청이 적지 않다.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매장을 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초기 투자 부담이 적다보니 이익은 극대화되고,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운영을 이어갈 여력을 확보하기 쉬워서다. 전시장 운영비 지원이나 판매 보조금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마련됐다는 후문이다.

르노삼성 판매에 합류하길 원하는 판매사들은 대부분 수입차 판매업을 경험했던 곳이다. 특히 수익성 악화로 활로를 찾던 일부 지방 수입차 판매사가 르노삼성에 합류한 이후 좋은 실적을 거두면서 수입차 판매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판매사가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르노삼성차의 영업망 확충 계획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50개 이상 대리점을 늘리고, 제품군도 확대해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복안인 것. 이에 따라 이미 합류한 법인 판매사는 물론 다른 판매사까지 서둘러 영업점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추가 영업점의 경우 기존 판매사에 우선적으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지만 신규로 진입하려는 곳의 '러브콜'도 적극적이다. 기존 개인 대리점을 법인 판매사가 인수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다수의 르노삼성차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 판매사 고위 관계자는 "전시장을 마련하고 운영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르노삼성차가 판매사에 제안하는 조건이 수입차 못지 않게 좋다"며 "차를 많이 판매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라 (경쟁에 익숙한 법인 판매사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차는 국산 자동차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전문 판매사 비중을 높이고 있다. 2016년 12월 현재 영업점은 전국 197개소이며, 이 가운데 48개가 직영 판매점일 뿐 나머지 149개는 대리점이다. 대리점은 개인 사업자와 12개의 법인 판매사(메가딜러)가 관리한다. 개인 대리점이 79곳, 법인 판매사가 확보한 판매점은 70곳이다.

법인 판매사의 대리점 확보가 가속화되면서 이들의 판매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 회사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영업 일선에서는 이미 개인 대리점 및 법인 판매사의 판매 비중이 50:5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만큼 최근 들어 법인 판매사의 역할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물론 법인 판매망 확대를 이끈 인물은 박동훈 사장이다. 수입차 업계 1세대로 법인 판매사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박 대표로선 영업부문 쇄신의 일환으로 법인 판매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한 일종의 '외부충격'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법인 판매사들은 수입차 시장 성장과 함께 몸집을 불려왔다. 국산차 시장이 제조사측에 무게가 실린 '하방식' 성장을 해온 반면 수입차 업계는 법인 판매사가 각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왔다. 특히 자동차 판매 분야에서 이들은 전문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여러 차례 부침을 겪으며 생존력을 강화해왔다. 무엇보다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치열한 과정을 거치며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업계 평가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QM3를 비롯해 SM6와 QM6 등 신차가 연달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면서 영업 일선에서도 활기가 돌고 있다"며 "영업망 확충과 함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르노삼성 영업에 합류한 일부 법인 판매사의 경우 전시장을 10곳 이상 갖춘 곳까지 등장했다. 르노삼성측은 이들이 서비스 거점 등 제반 시설에 대한 투자 시점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망이 두터워진 만큼 자체적으로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서로 팔겠다고 판매법인 몰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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