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이형근 부회장 주재 해외법인장 회의 열려
SUV 라인업 확대·신규시장 개척·승용 모델 경쟁력 향상 등 전략 수립

현대·기아자동차가 SUV 라인업 확대와 판매 최우선 지원체제 구축 등 내년 어려운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현대·기아차는 20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주재로 각각 하반기 해외법인장 종합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양사 해외법인장 50여명이 참석해 지난 15일부터 진행된 회의 기간에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시장별 사업계획을 구체화했다.

현대·기아차는 경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해외법인장들이 의견 교환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이번 회의부터 자유 토론을 강화했다.

최근 정몽구 회장은 "임직원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각 부문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조직 문화를 구축하라"며 자율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회의는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열려 참석자들의 위기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현대·기아차는 SUV 라인업 확대와 판매 최우선 지원체제 구축, 신규시장 개척, 승용 모델 경쟁력 향상, 품질·서비스 강화로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무엇보다 판매 현장의 요청사항을 차량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전 부문이 판매활동을 지원하는 판매 최우선 지원체계를 갖추기로 했다.

신차와 지역별 전략 모델에 거는 기대도 크다.

지속 성장하는 SUV 판매 확대를 위해 소형 SUV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 국내와 유럽 등 해외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체코공장은 신형 i30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멕시코공장은 신형 프라이드, 앨라배마공장은 쏘나타 상품성 개선 모델, 브라질공장은 크레타를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공장도 위에둥과 중국형 쏘렌토 등 전략 신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모닝과 프라이드를 선보이고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과 K7 미국 판매를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하반기 G70을 출시하고 미국에 G80 상품성 개선 모델을 투입해 고급차 시장 판매 기반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그랜저 HEV, 아이오닉 PHEV, 니로 PHEV 등의 출시로 친환경차 시장 공략도 가속한다.

아울러 아세안 지역 판매를 강화하고 멕시코와 중국 창저우 등 신규 공장을 안정화하는 등 잠재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법인장들은 최근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과 신흥시장 경기침체 등 위기 상황별 대응 전략도 수립했다.

특히 미국 시장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시장 위축과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내년 0.1% 축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수요 하락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할 경우 영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도 화두에 올랐다.

중국은 올해 구매세 인하(10%→5%) 영향으로 수요가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구매세 인하 폭 축소(10%→7.5%)를 추진하고 있어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

법인장들은 달러와 엔화, 유로 등 주요 통화는 물론 루블과 헤알, 페소, 리라 등 지역 통화의 환율 추이와 신흥국 경제의 주요 동인인 유가 상승 여부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또 내년 생산이 예정된 신차를 생산 선행단계부터 점검을 강화해 품질을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