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상 시작…오피스텔·상가 투자 신중히"
“고객의 자산이 오피스텔이나 상가 또는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에 몰려 있다면 일부는 처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부동산 외 다른 투자처를 찾는 게 바람직합니다.”

김현섭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지난 16일 “내년에 미국 중앙은행이 두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예고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따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금리가 오르면 금융상품의 투자 수익률이 부동산을 앞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로 은행 입사 20년차인 김 팀장은 2008년부터 국민은행 서울 이촌동PB센터, 강남스타PB센터 등에서 고액 자산가를 전담하는 PB로 활동하고 있다.

○부동산 비중 줄여라

그는 수익률이 떨어지는 상가와 오피스텔 등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야 할 자산으로 꼽았다. 김 팀장은 “최근 몇 년간 저금리와 풍부한 자금 유동성 때문에 부동산에 자금이 쏠리면서 시세도 많이 올랐다”며 “그러나 부동산 월 임대료가 오르지 않고 그대로인 경우 가격 오름 폭에 반비례해서 수익률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직접 부동산 투자를 한 경우 취득세, 재산세, 관리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 김 팀장은 “상가나 오피스텔은 각종 비용을 뺀 실질 수익률이 연 3%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전망도 어둡다면 다른 자산으로 갈아타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고 봤다. 그는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내년과 내후년 100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다”며 “집값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투자를 고려할 때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 대비해 현금 보유해야

부동산을 처분한 자금 중 일부는 현금으로 요구불 계좌나 단기 정기예금에 예치하라고 김 팀장은 조언했다. 현금을 보유하고 대기하면서 자산가격이 갑자기 하락했을 때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라는 얘기다. 그는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연 1.6%대로 다시 올라섰다”며 “달러 정기예금 이자율도 연 1.5%까지 올라 환차익을 노리거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달러 예금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각국의 정치·경제 상황 불확실성이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보호무역 정책을 검토하는 등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선 내년 선거에서 유럽연합(EU)에 비판적인 우파 세력이 득세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00대 기업의 이익은 늘어나는 등 수치상 경기는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중소기업이나 가계의 전반적인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며 “내년에는 정치 이벤트도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경영 계획을 세우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기 투자자금은 사모펀드

금융투자상품 중에선 시장 상황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을 권했다. 은행의 ELS 상품은 대부분 만기 3년에, 매년 혹은 6개월마다 일정 조건이 달성되면 조기 상환받을 수 있다. 김 팀장은 “은행에서 판매하는 ELS 상품은 수익률은 연 3% 정도면서 증권사 상품에 비해 위험은 낮게 설계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1억원 이상 여유자금이 있고 장기간 묶어둘 수 있다면 사모펀드 투자도 해볼 만하다”며 “최근 투자를 마친 ‘홈플러스 유동화 펀드’의 경우 7년 동안 자금이 묶이지만 수익률은 연 6.5%에 달한다”고 했다. 홈플러스 매장 건물과 토지를 사서 홈플러스로부터 임대료를 받는 구조로, 향후 자산을 되팔 때 가격에 따라 추가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