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특허 침해에 대해 강력 대응에 나선 LED(발광다이오드) 전문기업 서울반도체(사장 이정훈·사진)가 전선을 더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 조명기업, TV 제조사 등을 상대로 무더기 ‘경고장’을 보냈다. 자사 특허의 우수성을 알리는 한편 서울반도체 LED 제품 사용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서울반도체는 “지난 9월부터 3개월간 해외 29개사를 직접 방문해 서울반도체의 지식재산을 존중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서울반도체의 특허침해 경고 대상이 된 기업은 미국 중국 유럽 대만 등에 있는 29개사다. 여기에는 유럽 3대 조명업체 레드밴스, 중국 3대 TV 제조사 스카이월스, 미국 조명기업 페이트 등이 포함됐다고 서울반도체 측은 설명했다.

특허를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주요 기술에는 서울반도체가 2013년 개발한 패키징이 필요 없는 LED ‘와이캅’ 등이다. LED TV와 스마트폰 플래시, LED 필라멘트 전구 등의 제품에 무단으로 쓰였다고 서울반도체는 지적했다. 가정용 고전압에서 작동하는 ‘아크리치 MJT’ 등도 특허침해 기술로 명시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중국 AOT사는 2006년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 부품번호만 바꿔 아직도 유사품을 판매 중”이라고 전했다.

서울반도체는 세계 1위 LED 기업 일본 니치아공업과 2006년부터 3년여간 특허분쟁을 치른바 있다. 두 회사는 30여건의 소송 공방을 벌인 끝에 특허기술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일본 렌즈 제조사 엔플라스와는 2013년부터 특허 소송전을 벌여 미국에서 400만달러 규모의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서울반도체는 이번에 경고장을 보낸 기업을 상대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부적절한 행위가 적발되면 소송 등으로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이정훈 사장은 “한국도 기업의 지식재산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미국, 독일처럼 글로벌 강소기업을 많이 탄생할 수 있다”며 “이번 조치로 국내 많은 기술 기반 강소기업들이 자리를 잡아 성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